BBQ서브브랜드 출발 분리매각...박 회장, 사모펀드와 손잡고 美로하틴그룹 지분 인수나서

박현종(왼쪽) bhc 회장이 사모펀드와 함께 자신이 경영을 맡고 있는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 인수에 나선다.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는 bhc, 창고43, 그램그램, 볼소식당, 큰맘할매순대국 등 5개 외식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전문경영인이 아예 회사를 인수한다?

치킨프랜차이즈업계 2위 기업 bhc 경영을 맡고 있는 박현종 회장이 자신이 맡고 있는 bhc 인수에 나선다. 사모펀드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국 로하틴그룹이 보유한 지분 인수에 나선 것이다. 

30일 bhc에 따르면 박 회장은 사모펀드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bhc,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등 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인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를 5000억원대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로 NH투자증권, MBK파트너스 등과 손을 잡은 박 회장 측은 이와 관련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계약을 완료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bhc는 당초 BBQ로 잘 알려진 제네시스BBQ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치킨프랜차이즈 서브브랜드로 출발했다. BBQ는 2013년 재무구조 보강 과정에서 bhc를 미국 로하틴그룹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BBQ측은 매각 담당자로 삼성 출신인 박 회장을 영입했고, 박 회장은 bhc 매각을 성사시킨 후 미국 로하틴그룹의 신뢰를 받아 bhc 경영자로 회사를 옮겼다. 이후 bhc는 단 4년 만에 모기업이었던 BBQ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월급쟁이서 사업가 변신나선 박현종 회장

박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이다. 삼성에서 26년 가까이 일한 뒤 2012년 제너시스BBQ그룹의 글로벌사업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외식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BBQ 측이 bhc 매각에 나서자 미국 로하틴그룹과의 거래를 성사시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거래 과정에서 로하틴그룹의 눈도장을 받은 박 회장은 bhc 매각 이후 곧바로 BBQ를 떠나 bhc 최고경영자로 올라섰다. 이후 bhc는 '뿌링클' '맛초킹' 등 경쟁사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히트상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치킨업계 2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실제 bhc의 매출액은 인수 직후였던 2013년 827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2391억원을 기록하며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가맹점 수도 2015년 당시 853개에 불과했지만, 1456개로 대폭 늘어났다. 

이처럼 bhc를 성장시킨 그가 이번에는 bhc 인수에 직접 나섰다. 로하틴그룹이 고용한 월급쟁이 CEO가 아닌 사업가로의 변신을 선택한 것이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자신이 받았던 스톡옵션과 사재 대부분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bhc의 매각가격을 4500~50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박 회장 측은 이중 3000~4000억원 정도를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할 예정인 NH투자증권과 MBK파트너스를 통해 지원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서브브랜드에 불과했던 bhc를 단 4년만에 업계 2위, 가맹점 수 1위의 프랜차이즈로 키워내며 경영능력과 수완을 증명했다"면서 "NH투자증권과 MBK 역시 박 회장의 이런 면을 높이 평가하고 인수전의 컨소서임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과 상생 이룰까

박 회장의 앞길에 꽃길만 놓은 것은 아니다. '갑질논란'에 휩싸이면서 bhc와 가맹점주들의 관계가 아직 살얼음처럼 위태롭기 때문이다. bhc는 경쟁사 대비 과도하게 높은 영업이익률과 대규모 배당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가맹점주협의회가 거리투쟁에 나서면거 본사와의 갈등이 심화되기도 했다.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박 회장이 bhc를 인수하게 되면 로하틴그룹에 지급됐던 과도한 배당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이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면서 "박 회장이 bhc를 인수하게 되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가맹점주들과의 관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