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로봇 최강자 현대중, 협동로봇 개발...현대차 웨어러블로봇 북미공장 도입 전담팀 신설

로보틱스 사업을 놓고 현대중공업그룹(왼쪽)과 현대자동차그룹(오른쪽)이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산업용 로봇 1위 제작업체지만, 현대차가 웨어러블 로봇사업 전담팀을 신설하면서 경쟁구도에 놓이게 됐다. 두 그룹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아들들이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핏줄보다 사업이 먼저?

범현대가를 상징하는 현대자동차그룹(정몽구 회장)과 현대중공업그룹(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대표적인 미래산업으로 불리는 '로보틱스' 사업을 놓고 진검승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산업용로봇 업체인 현대중공업지주(옛 현대로보틱스)가 선점한 로봇산업에 최근 현대차그룹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북미공장에 웨어러블로봇을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로봇사업을 전담할 담당팀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 중 하나로 선정했던 로봇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지주는 국내 산업용 로봇 시장의 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1984년 사업을 시작해 단 2년만에 용접용 산업로봇을 생산했으며, 2016년에는 국내 최초로 로봇 생산누계가 4만대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사실상 한 집안인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모두 로봇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향후 두 그룹의 사업행보를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과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모두 현대그룹 창업자인 고 정주영 회장의 아들들이다. 정주영 회장은 생전 부인인 변중석 여사와의 사이에 8남1녀를 뒀는데, 정몽구 회장은 2남이며, 정몽준 이사장은 6남이다. 

일단 현대차그룹이 자산기준 재계서열에서는 앞서지만, 로봇사업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한수 위인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선두기업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현대중공업지주의 지위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첨단 산업에 사용되는 다양한 산업용 로봇을 만들고 있는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스마트팩토리 구현 사업에 주력하고 있으며, 새로운 로봇 개발과 함께 자동화시스템도 이미 개발한 상태다. 사실상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최강자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현대중공업지주의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다. 중국과 인도, 터키, 브라질, 러시아에 이미 대리점이 설립됐으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클린로봇 제조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현대중공업지주는 자동화시스템을 통한 로봇 제어 기술도 보유 중이다. 이를 통해 자동화라인에 설치된 모든 로봇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실제 프레스 자동화라인을 비롯해 엔진 조립 자동화라인, 후판 아크용접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산업용로봇과는 약간 상이한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100% 기계로만 작동하는 방식의 산업용 로봇을 만들고 있다면, 현대차그룹은 사람이 착용하는 방식의 웨어러블 로봇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실제 북미공장에 시범적으로 도입된 웨어러블 로봇 역시 장시간 앉아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의자형 착용 로봇'이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윗보기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도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로봇과 함께 서비스로봇, 마이크로모빌리티(이동수단) 등의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보틱스팀을 신설했으며, 지난 10일에는 미국 AI전문 스타트업인 '퍼셉티브 오토마타'에도 투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보틱스 사업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생산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자율주행차 개발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활용한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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