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자사주 매입, 한샘 지분매각...대주주 지분변화, 주가변동성 높여

최근의 주가 급락 후 상장사 대주주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KCC 정몽진 회장은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한샘 대주주 일가는 대규모 지분매각에 나섰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사는 자와 파는 자?

최근 국내증시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건자재 라이벌인 KCC와 한샘이 완전히 상반된 행보를 보여 관심을 받고 있다. KCC의 대주주들은 주가가 하락한 후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한샘의 대주주들은 대규모 지분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의 대주주인 정몽진 회장은 지난 12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정 회장이 주가하락장에서도 보유예금을 통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그만큼 KCC의 경영실적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KCC는 기존 건자재 사업분야를 포함해 미래먹거리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인 사업확장에 나선 모습니다. 특히 지난 9월 세계적인 실리콘업체인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이하 모멘티브)'의 인수계약을 공개하며 건축자재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해가고 있다.

KCC가 인수예정인 '모멘티브'는 세계 3대 실리콘업체로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16개국에 실리콘생산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다우듀폰, 독일의 바커 등과 글로벌 빅3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KCC가 모멘티브를 인수할 경우 기존 사업구조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체 매출의 80%를 도료와 건자재에서 올리고 있지만, 모멘티브를 인수할 경우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실리콘 사업을 통해 달성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연결기준 3조80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KCC의 덩치는 2배가 넘는 6조원대로 불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런 점을 근거로 정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모멘티브 인수 이후 급격하게 자산과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가 하락할 때 대주주로서 자사주매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샘은 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두 손자와 며느리는 73억원 규모의 보유지분 전량을 최근 매각했다. 미성년자인 두 손자는 지난 8일 매각했으며, 며느리 김현수씨도 보유 지분을 전량 팔아치웠다. 

대주주 일가들의 지분 정리가 끝난 뒤인 지난 15일 한샘은 3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한샘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8.8% 감소한 428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42억원(전년동기대비 71% 하락)을 올렸다고 밝혔다. 사실상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공개한 것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한샘의 대주주 일가들의 행보를 의혹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시기만 놓고 보면 한샘은 대주주 일가들이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후에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공개했다"면서 "과거 유수홀딩스(옛 한진해운홀딩스) 사건처럼 내부정보 유출 가능성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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