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시너지 및 테마파크 가능성...한국토지신탁은 유후부지개발 염두 인수전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월송리에 지난 2013년 5월 11일 개관한 국내 최대 전원형 미술관 ‘한솔 뮤지엄’.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신탁사와 엔터사의 대결?

한솔그룹이 최근 계열사 한솔개발 매각에 나서면서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솔개발은 강원 원주의 오크밸리리조트·골프장을 보유 중인데, 이를 놓고 한국토지신탁과 YG엔터테인먼트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한솔개발 매각 예상가를 최대 1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매물로 나온 한솔개발이 대규모 휴양시설과 리조트, 골프장에 유후부지까지 보유하고 있지만, 지속된 적자로 인해 새주인이 추가적인 투자를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가장 먼저 관심을 보인 곳은 한국토지신탁으로 알려졌다. 한토신은 한솔개발 인수 이후 유후부지 개발과 함께 회원제로 운영 중인 오크밸리 골프장을 대중제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YG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이하 YG컨소시엄)은 한솔개발 인수 이후 계열사인 YG스포츠와의 시너지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인희 고문 손떼 묻은 오크밸리 매각 이유는?

한솔그룹은 매물로 내논 한솔개발은 오크밸리리조트와 오크밸리CC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건축거장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도 리조트 내에 자리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크밸리는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이 상당한 애정을 보였던 곳"이라고 전했다. 

이런 한솔개발을 매각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정답은 '매출악화'다. 1998년 회원제 골프장과 콘도로 문을 연 오크밸리는 현재 회원제 54홀과 퍼블릭 9홀의 골프장, 스키장, 콘도를 갖고 있다. 게다가 회원들이 예치한 입회보증금만 5500억원에 달할 정도다. 2014년에는 한해 영업이익이 561억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4년간의 매출을 살펴보면 한솔개발의 실적이 좋지 않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72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게다가 부채비율은 이미 600%를 넘어선 상태다. 사실상 한솔그룹의 재무지원이 없으면 경영이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이유로 한솔그룹이 한솔개발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한솔개발 매각을 통해 받게 되는 자금을 신규 투자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토신 vs YG컨소시엄, 누가 인수할까

한솔개발 매각전에는 여러 업체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한국토지신탁과 YG컨소시엄이 유력 인수 후보로 지목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토신은 펀드나 리츠를 신설해 한솔개발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크밸리 내 260만㎡에 달하는 유후부지를 워터파크 혹은 고급주택단지로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토신 측은 "한솔개발은 부채가 많아 순자산 가치가 높지 않다"면서 "유후부지를 적극 활용한 개발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YG컨소시엄은 계열사인 YG스포츠와의 시너지와 함께 한류스타를 활용한 대규모 관광타운 개발을 목적으로 인수를 추진 중이다. YG엔터는 2015년부터 본업인 엔터사업 외에도 화장품과 외식업, 스포츠매니지먼트 등에 진출한 상태다. 

문제는 가격이다. 한솔그룹은 한솔개발의 매각예상가로 1000억원 이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후보들은 한솔개발의 매각 예상가를 1000억원 이하로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00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이 낸 입회보증금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솔개발은 부채비율이 높지만, 추가적인 투자만 이뤄진다면 매력적인 매물인 것은 확실하다"면서 "현재 본격적인 매각전이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새주인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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