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보육교사 학대 의심 사건…신고자 조사 후 내사종결

청와대 청원글 첨부사진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아동학대 의심을 받은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된 뒤 투신 자살했다. 이후 해당 보육교사를 비난하는 글이 게재된 김포 맘카페에 대한 폐쇄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아울러 교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청원 글에 네티즌 8만명이 동의했다.

16일 경기 김포경찰서는 13일 오전 2시50분경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화단 인근에서 어린이집 보육교사 A(38)씨가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발표했다. 

시신옆에는 “내가 다 짊어지고 갈 테니 여기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 어린이집과 교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 달라.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지에 적힌 유서가 발견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 11일 인천시 서구 한 축제장에서 특정 어린이집 조끼를 입은 보육교사가 원생 1명을 밀쳤다는 등 아동학대 혐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사건 발생 당일 학대 의심 아동의 친척이 해당 어린이집 이름을 김포지역 인터넷 ‘맘 카페’에 공개했다. 경찰 조사가 시작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육교사 A씨를 가해자로 단정 지은 상태로 실명과 사진, 어린이집 이름을 공개했고 이 후 카페 회원들의 비난 댓글이 쇄도했다. 

이에 사건이 발생한지 이틀 만에 A씨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동을 학대했다는 의심을 받고 인터넷에 신상이 공개된 뒤 투진 자살한 30대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 글에 네티즌 8만명이 동의했다. 

또한 김포 맘카페의 신상털기와 마녀사냥으로 인해 어린이집 교사가 죽었다며 범법 행위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글들이 이어졌다

현재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가장 먼저 신상털기가 시작된 김포맘 카페를 폐쇄하라’ ‘개인 정보를 유출한 게시자를 처벌하라’는 내용의 20여건 글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한 청원자는 “사실상 아동학대가 아니다. 부모와 오해도 풀었으나 신상털기와 악성 댓글로 인해 A씨가 목숨을 버렸다. 맘카페에서 고인에 대한 사과나 사건에 대한 반성없이 관련 글이 올라오면 삭제하기 바쁘고 글 작성자를 강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경찰은 최근 숨진 보육교사 A씨의 아동 학대 의심 사건과 관련해 최초 신고자를 조만간 조사할 예정이다.

인천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아동 학대로 112 신고만 접수된 상태에서 관련 의혹을 받던 보육교사가 사망했다. 사건 당사자가 숨졌지만 신고내용은 정확히 확인할 의무가 있어 최초 신고자는 곧 조사할 계획이다. (의혹을 받는) 보육교사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신고자 조사가 끝나면 해당 사건은 내사 종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통상 사건 관련자가 입건된 상태에서 수사 중 사망하면 경찰이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하지만 A씨는 입건되지 않은 상태에서 숨져 관련 사건이 내사 종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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