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박물관, 원주 세계 고판화 문화제 기념 ‘판화로 보는 신과 함께’ 특별전 개최

강원도 유형 문화재 152호 덕주사본 아미타경.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불교의 내세관에서 영혼은 사후 세계에서 극락, 인간, 아수라, 축생, 아귀, 지옥 중 한 곳으로 향한다. 평소에 선행해야 한다는 경각심이 일으키고자 티베트에서는 고판화 ‘생사윤회도’를 통해 인간이 죽은 뒤 가게 될 극락과 지옥을 상세히 묘사했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소장 유물 6000여 점 가운데 고판화 ‘생사윤회도’처럼 동아시아인의 생사관이 담긴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이는 특별전 ‘판화로 보는 극락과 지옥’을 19일 개막한다고 15일 밝혔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동아시아인들의 생사관(生死觀)에 영향을 준 극락과 지옥에 관한 내용을 신들을 중심으로 한 고판화를 통해 이해를 돕고자 한다. 이를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판화를 통해 만화가 만들어졌듯이 영화 ‘신과 함께’를 목판화 원본으로 만날 수 있게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특별전은 고판화박물관의 역량을 망라한 대규모 전시회로 전시 소주제는 지옥의 세계, 극락의 세계, 극락으로 가는 길로 나뉘며 전시회 대표 작품은 극락세계를 아름답게 표현한 500여 년 전 조선에서 만들어진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152호 ‘덕주사본 아미타경’, 제153호 ‘용천사본 아미타경’ 등이다. 

지옥을 상징하는 판화로 고려 시대 해인사에서 발행된 ‘시왕 판화’를 비롯해 북한 묘향산 보현사에서 16세기에 만들어진 ‘6 지장보살’, 8대 보살 중 하나인 ‘지장보살’ 판화 등 지장보살 관련 대형 불화 7점을 전시한다.  

중국 작품으로는 새해에 복을 부르는 그림을 일컫는 ‘연화’의 유명한 제작 지역인 광저우 불산에서 제작된 ‘반야용선도’ ‘아미타래영도’ 목판 등과 극락세계를 채색 석판화로 표현한 난징 금릉각경처의 ‘극락장엄도’ 판화를 전시한다.  

에도시대(1603∼1867)에 만든 ‘아미타경 변상도(變相圖, 불교 경전 내용을 소재로 한 그림)’ 목판과 아미타부처가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모습을 담은 ‘아미타래영도’ 같은 일본 문화재도 출품됐다. 특히 ‘아미타경 변상도’ 목판은 양면으로 극락세계 변상도 판화 2장이 새겨져 당시의 발전한 판각술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   

한 관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베트남, 티베트, 몽골 자료도 전시에 내놓는다. 전시 개막일부터 이틀간 고판화 문화제도 개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양의 신 이야기도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처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양 신화를 체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 콘텐츠를 만드는 데 판화가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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