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모두에게 친숙한 한국 가요와 클래식 음악 등으로 다채로운 공연 구성

강원도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남북은 15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고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 이행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10월 중에 진행하기로 합의서에 포함됐으나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 준비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10월에 접어들어도 남북이 평양예술단 공연에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빠듯한 일정에 공연을 진행하기 어려워 11월로 공연이 미뤄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남북은 평양 예술단의 서울공연을 위한 실무적인 문제들을 빠른 시일 내에 협의·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남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실무 협의를 빠르게 해서 10월 중에 공연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도 “가능한 공연장과 날짜를 전달한 상태여서 일정만 정해지면 10월 중 공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 때 방북 대표단을 통해 북측 예술단이 서울공연을 위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이렇듯 화해무드가 조성된 남북 관계를 더욱 성숙히 다지는 초기인 만큼 서로 간의 신뢰를 분명히 하기 위해 이달 중에 공연이 열리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우세하다. 더불어 올해 초 이미 강릉과 서울에서 성공적인 두 차례 공연을 가진 삼지연관현악단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촉박한 시간 속에서도 진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공연은 4월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 ‘봄이 온다’에 이어 ‘가을이 왔다’는 타이틀을 달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에도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관현악단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올 초 기존 만수대예술단 삼지연악단을 주축으로 청봉악단을 비롯한 다른 악단 가수와 연주들이 참여해 결성된 연합 악단으로 오케스트라만 85명, 합창단원과 가수, 무용수까지 총 140여명 규모로 알려졌다.

이번 평양예술단의 서울공연도 지난 1월과 마찬가지로 서울과 지방에서 각각 한 차례씩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공연이 남북 문화교류의 본격적인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규모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다채로운 공연으로 유명한 평양예술단이 필요로 하는 대규모 공연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유력하게 점쳐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공연계의 대목인 10월이라 대관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현송월이 둘러본 여의도 KBS홀과 장충체육관, 그리고 잠실학생체육관 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장충체육관은 3년 전 리모델링을 거쳐 최대 5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나 전문 공연장에 비해 음향 등의 설비 면에서 불리하다는 점이 있고 여의도 KBS홀은 1660석으로 다른 공연장 보다 작지만 2000년 첫 남북 교향악단 합동 연주회가 열린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일부에서는 2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고척 스카이돔을 거론하나 너무 규모가 크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서울 이외 지역 공연지에 대해선 당초 인천(인천아트센터), 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 경기도 고양(고양아람누리), 경남 창원(성산아트홀) 등 지역자치단체 간 물밑 경합이 치열했으나 현재는 광주와 창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난 7월 민주평화당 최경환 의원과의 면담에서 “올 가을 북한공연단의 방문 시 일부 공연을 떼어 내 광주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공연 성격과 내용은 지난 1월 방남 공연과 차별화를 두겠지만 ‘민족화합’이라는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점쳐진다. 

레퍼토리는 지난 강릉과 서울 공연 때와 마찬가지로 남측에도 친숙한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등의 정치색을 배제한 북한 가요와 남과 북 모두에게 친숙한 ‘J에게’, ‘사랑의 미로’와 같은 한국 가요와 클래식 음악 등의 다채로운 공연 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남북 젊은 세대들의 이목을 끌고 글로벌 이슈를 만드는 아이돌의 깜짝 등장도 일부에서는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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