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톱 인수 '유통 큰그림' 구상...금융계열사 지분팔고 호텔롯데와 합병가능성 무게

5일 집행유예로 석방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하면서 롯데그룹이 활기를 띄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기자] 롯데그룹이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 5일 집행유예로 석방된 신동빈 회장이 그룹 사령탑에 다시 복귀한 후 곧바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어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미니스톱 인수전 참여를 시작으로 금융계열사 지분 정리 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 단 열흘만에 이뤄진 광폭행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8개월간 갇혀지낸 사이, 경영환경이 급변한 상태"라며 "현안보고를 받은 후 장고 끝에 전략을 내놓던 과거와 달리 롯데의 결단이 빨라졌고 과감해졌다"고 말했다. 

미니스톱 인수로 편의점 빅3 노려

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롯데그룹은 곧바로 '미니스톱' 인수를 선언했다. 롯데 측은 11일 "미니스톱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롯데그룹이 편의점 사업에 그룹 역량을 집중키로 결정한 것이란 분석이다. 

매물로 나온 미니스톱은 일본 이온그룹이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내세워 지난 7월부터 매각을 진행 중에 있다. 투자금융업계에서는 한국미니스톱의 매각 예상가격을 3000~4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당초 롯데그룹은 한국미니스톱 인수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을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했다. 하지만 신 회장의 경영 복귀 후 미니스톱 인수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롯데그룹은 기존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마켓이 한계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편의점 사업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편의점업계에서는 롯데가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하게 되면 점포수 기준 업계 1위인 BGF의 CU(1만3048개), GS그룹의 GS25(1만2977개)와 3강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인수후보인 한국미니스톱의 점포들이 대부분 중대형 점포로 구성돼 있어 중소형위주로 구성된 롯데의 세븐일레븐과의 단점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국미니스톱의 주인인 일본 이온그룹이 과연 롯데그룹에 사업을 매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온그룹은 일본에서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과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같은 일본 기업인 만큼 오히려 거래가 쉬울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석방 이후 대규모 투자계획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중에서도 고용창출효과가 큰 유통업에 대한 투자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롯데의 한국미니스톱 인수는 상당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계열사 정리과정서 호텔롯데도 처리할 듯

그룹 차원에서는 미뤄왔던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분정리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미 롯데지주가 보유 중인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과정에서 사용됐던 단기차입금을 상환해야 하는데, 롯데지주가 보유 중인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서다. 

재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이와 관련 금융계열사 지분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의 사령탑역할을 맡고 있는 롯데지주가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내년 10월까지 공정거래법상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현재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93.78%와 롯데캐피탈 25.64% 등 약 2조원 이상의 금융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이와 동시에 롯데지주의 지배구조에서 제외된 호텔롯데와의 합병설도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투자금융(IB)업계에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지주가 합병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호텔롯데가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를 일단 상장시킨 뒤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눈 뒤 투자회사를 롯데지주와 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롯데그룹은 완벽하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며 일본롯데의 경영권 간섭 가능성이 배제되는 것은 물론 신 회장의 경영권도 강화되게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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