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급락에 코스피 7년만에 최대폭락...10년주기 금융위기설 겹치며 투자자들 불안

11일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 역시 휘청거렸다. 여기에 10년 위기설이 증권가에 퍼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욕증권거래소/출처=Pixbay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베어마켓(하락장)이 시작된 것 아니냐?"

증권가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미국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코스피 역시 7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 여기에 증권가를 중심으로 10년 주기 금융위기설까지 펴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98.94p 내린 2129.67에 마감됐다. 1987년 이후 역대 6번째로 최대 낙차를 기록한 것. 이날에만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4897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연저점을 돌파한 것이다.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된 전체 주식종목의 38%(코스피 387개, 코스닥 589개)가 신저가를 찍은 진기록이 나오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증권가의 불안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2일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반등하기는 했지만, 언제 폭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10년 위기설에 투자자들 불안감 높아져

하락장을 의미하는 '베어마켓'은 주식시장의 주가가 하락세를 유지할 때 사용되는 경제용어다. 곰이 싸울 때 위에서 아래로 내려 찍은 자세를 취한다는 데 착안됐다. 반대로 상승장은 '불마켓(Bull Market)'이라고 하는데, 황소가 싸울 때 뿔을 위로 치받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전반적인 하락장을 의미하는 베어마켓은 투자자들에게 있어 공포의 대상이다. 주가가 올라야 투자수익을 낼 수 있는데, 베어마켓 상황에서는 전체적인 주식종목들이 하락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여간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10년 주기 금융위기설'까지 퍼지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은 투자자들이 올해에도 대규모 금융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고 불안해 하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금리를 올리면서 뉴욕증시가 조정을 겪고 있어 베어마켓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과도한 불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10년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지만, 금융경색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위기가 오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불안감을 해소하고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줄 요소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기와 같은 거대한 재앙은 아니지만, 투자환경이 불안해지고 있다는데는 동의하고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이에 따른 통화가치 하락, 그리고 신흥국의 불안한 상황 등을 감안하면 투자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전했다. 

주가급락에 원화가치도 하락

미국 증시 하락에 이어 국내 증시도 하락세를 보이자, 외국인투자자들은 11일에만 5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매도했다. 엄청난 규모의 매도에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역시 10원 넘게 떨어졌다. 주식시장 뿐 아니라 외환당국에도 비상이 걸린 셈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0.4원 오른 1144.4원에 거래됐다. 특히 미국과 무역분쟁 중인 중국의 위안화 하락폭보다 원화의 하락폭이 더 컸다. 

외환당국은 일단 시장상황을 모니터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달러 환율은 미-중 무역분쟁이 시작된 후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것으로 외환당국은 보고 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위기상황인 것은 아니지만,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다음주 예정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다.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과 가계대출로 인해 금리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국이 정책금리를 잇달아 인상하고 있어 한은 역시 고민에 빠진 상태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국내에 투자됐던 외국인 자본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어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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