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진짜 주인 가리자’ 3당 혈투

좌로부터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 민주통합당 이해찬 상임고문,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


"세종시 기획자" 이해찬 출마 선언, 전국 최대 격전지로 격상      
지역맹주 심대평 당 존립 사활, '원안추진' 박근혜 바람몰이 예상 

최근 민주통합당 4·11 총선 공천 결과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한명숙 대표와 갈등관계에 놓여 있던 이해찬 상임고문이 한 대표의 권유에 따라 세종시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3월 16일 한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세종시 후보로 나설 것을 제안 받았고 3일간의 심사숙고를 거쳐 출마를 결심한 것. 
이로써 이 고문과 조기에 출사표를 던진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 새누리당 신진 충남대 교수간 충청권 맹주를 놓고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 구도가 형성됐다.
충남 청양 출신으로 5선 이력에 참여정부 총리를 지낸 이 상임고문은 “세종시의 최초 기획자이자 설계자”임을 강조하고 있고 JP(김종필 ) 이후 충청의 맹주를 꿈꾸는 심대평 대표는 지역 발전 일꾼론으로 팽팽한 신경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량급 인사의 대결구도로 판이 커진 세종시 선거를 앞두고 세종시 정국 당시 원내 제 1 여당내 비주류의 위치에서 세종시 원안 사수를 지켜냈던 박근혜 비대위원장간의 대리전 구도도 선거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초대 세종시 지역구 패권을 놓고 여야 3당의 치열한 접전이 불가피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친노 진영에 대한 정치적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친노계 ‘상왕’으로 위치가 격상된 민주통합당 이해찬 상임고문이 세종시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이 고문의 정치적 중량감을 감안할 때 행정복합도시라는 상징성이 짙은 세종시 총선 구도도 ‘시계제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상임고문은 지난 3월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는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선거기획단장으로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직접 기획하고 추진했다”며 “그리고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로서 특별법을 만들어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로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국무총리와 5선의 화려한 이력을 가진 이 고문은 ‘의원 한번 더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세종시 지역구 출마를 고사해왔다. 그는 출마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과 관련 “지난 금요일 한명숙 대표와 만나 4시간 가까이 총선 전반에 대해 얘기 나누면서 누군가는 세종시에 출마해야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한 대표와 함께 책임을 지는 게 옳겠다고 생각해 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의석 한석이상의  의미 격상

당장 총선 정국 막바지에 출마 선언을 한 이 고문의 행보가 충청권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예의주시되고 있다. 각당이 내세운 인물의 바람의 강도에 따라 초대 세종시장 선거판도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이미 선거 구도는 단순 의석 한 석의 의미를 이미 넘어선 상태로 각 당이 총력전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승자가 가질 수 있는 열매도 커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반면 패하는 쪽의 상흔은 클 수 밖에 없는 구도가 되어버렸다. 선진당의 경우 지역 맹주의 위상을 감안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게임’으로 패배할 경우 지도부 책임론은 물론 당존립의 근간 마저 흔들릴 가능성도 다분하다.
새누리당의 경우 여야 통틀어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평가 받고 있는 박근혜 위원장이 원톱 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가운데 중원탈환은 박 위원장 개인으로서도 대권구도와 맞물려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세종시 원안 고수 이슈 선점에서도 다른 주자에 비해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는 만큼 새누리당 후보 측면 지원 유세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선진당, 이해찬 출마 맹비난

당장 세종시 총선 판세가 오리무중 양상으로 치닫자 지역 맹주를 자임해온 선진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선진당 대전시당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이 상임고문의 출마를 ‘울며 겨자 먹기식’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선진당 시당은 “‘조변석개’ 하는 것이 정치라지만 몇날 며칠 몇 주일을 싫다고 손사래치다가 등 떠밀려 나온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충청인을 우습게 아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해찬 후보가 교육부 장관시절 ‘스승에게 배운 게 없다’ 면서 학교에 교사 고발센터를 만든 시점이 공교육 파탄의 시발점”이라고 지적하고 “학교가 비리의 온상이라면서 보충수업과 자율수업을 금지시켜 사교육이 급성장하고 서민들은 사교육비를 벌기 위해 거리로 나서야했다”고 주장했다. 또 “2006년 총리신분으로 불법정치자금 제공 등 비리에 연루됐던 자들과의 3·1절 골프회동으로 직에서까지 낙마했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선진당 시당은 그러면서 “세종시는 충청인이 삭발과 단식, 피와 땀으로 지켜냈고 충청인의 손으로 쟁취한 독립선거구”라며 “당 내 권력다툼 끝에 진 쪽이 ‘할 수 없이 나가겠다’는 식의 오만한 행태를 충청인은 직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인범 기자 neoki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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