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증권 애널리스트 입문 국민연금 주식운용실장 역임 내부사정 밝아
상반기 국내주식 -5.30% 운용역 다수 이탈...기강 세우고 수익률 높여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오른쪽)이 국민연금공단 본부에서 8일 안효준 신임 기금이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국민연금공단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15개월 동안 공석이었던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CIO)이 새로운 사령탑을 맞았다. 바로 안효준 신임 본부장이다. 

8일 국민연금공단은 새로운 CIO로 안효준 전 BNK금융지주 글로벌총괄부문 사장을 선임했다. 안 본부장은 취임사를 통해 "고착화하고 있는 저금리, 저성장 기조를 극복하기 위해 투자지역과 대상을 적극적으로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안 신임 본부장의 향후 행보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가 국내 주식시장은 물론 해외투자시장에서도 괄목할만한 실적을 내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과거 국민연금 해외증권실장을 지내며 국민연금 내부 시스템에 대해서도 상당한 이해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외 투자경험 갖춘 투자금융(IB)전문가

안 신임 본부장은 국내외 투자경험을 두루 갖춘 실무형 투자전문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 600조원이 넘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기금운영본부 내부에서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실제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후보들이 자산운용경력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과 달리, 안 신임 본부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투자경험을 갖고 있어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운용 총괄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금융권은 기대하고 있다. 

1988년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로 출발한 안 본부장은 이후 서울증권 뉴욕사무소장, 대우증권 홍콩법인 등을 거친 뒤 국민연금에서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을 맡았다. 이후 카길과 ANZ펀드의 매너지로도 활동했으며, 교보악사자산운용과 BNK투자증권 대표를 지냈다. 국내외 주식시장을 물론, 오랜 자산운용 경험과 글로벌 펀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셈이다. 

어수선한 기금운용본부 재정비 첫 과제 

금융권이 이처럼 안 신임 본부장에게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본사를 전주로 이전한 후, 실력과 경험을 갖춘 운용역들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잇따라 떠나는 것은 물론 국민연금의 투자수익률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결국 안 본부장의 첫번째 과제는 내부조직을 재정비함과 동시에 낮아진 수익률을 다시 올리는 것인 셈이다. 

이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내부조직 재정비다. 전주로 사옥을 이전한 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심각한 인력이탈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 운용역의 정원은 278명이지만, 현재 운용역는 24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신규입사자들 역시 잇달아 기금운용본부를 떠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국민연금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안 신임본부장이 가장 먼저 내부조직 추스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와 같은 충원인원보다 이탈 인력이 많은 상황에서는 어떤 리더라도 제대로된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현재 이탈자가 많아 어수선한 상황"이라며 "과거 국민연금에서 일한 바 있는 안 본부장이 가장 먼저 내부 구성원들의 기살리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손실 우려 높아진 수익률도 잡아야 

내부 조직 정비가 안 신임 본부장의 첫번째 과제라면 국민연금의 투자수익률은 의무사항이다. 국민연금은 올 상반기 국내 주식부문에서만 -5.30%를 기록한 상태다.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대체투자 등 다른 자산에서 좋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수익률은 그야말로 위기 상황인 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5월말 기준 134조원의 자금을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 중이다. 이중 46.4%를 직접 운용하고, 나머지는 민간 자산운용사를 통해 위탁운용 중이다. 

문제는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 하락세가 지속되면 국민연금의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를 다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안 신임 본부장 역시 취임 직후 "투자 대상과 지역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부문을 줄이고, 해외투자부문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밝힌 5년 중장기 계획에 따르면 2023년까지 국내 주식에 15%, 해외주식에 30%를 투자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안 신임 본부장은 비중이 줄어드는 국내 투자 보다는 해외투자 부문에서 클 활약이 기대된다"면서 "오랜 기간 공석이었던 국민연금 CIO가 선임된 만큼 이번에는 오랫동안 운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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