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8000억원 규모…·권혁운 아이에스동서·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등 7명 100% 담보

사진=민주신문 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국내 주요 그룹의 오너일가가 11조8000억원 규모의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중공업과 두산그룹 오너일가는 담보 비중이 90%를 넘었으며, 아이에스동서와 금호석유화학도 80%가 넘는 높은 비중을 보였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 등 7명은 보유 계열사 주식 100%를 담보로 잡혔다.

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 가운데 징난 9월말 현재 상장 계열사를 보유한 92개 그룹 오너일가 679명의 담보제공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1개 그룹 오너일가 178명이 11조7437억원 규모의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잡힌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0대 그룹 오너일가의 지분가치 114조4635억원의 10.3%에 달하는 규모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그룹별로는 한진중공업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95.43%로 가장 높았다. 두산은 93.62%로 뒤를 이었다.

아이에스동서(87.9%)와 금호석유화학(84.34%), DB(71.19%), 현대(69.16%), 효성(56.52%), 유진(56.1%), 한진(53.9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와 대림, 영풍, 한국투자금융, 한국타이어 등 35개 그룹은 오너일가가 계열사 보유 주식을 단 1주도 담보로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1위인 삼성의 경우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2.45%)이 유일하게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 주식담보 내역이 있는 그룹 가운데 비중(0.16%)이 가장 낮았다.

이외에 KCC(1.21%), LG(5.23%), 신세계(5.36%), 현대백화점(6.32%), LS(6.69%) 등 18개 그룹도 10% 미만에 그쳤다.

개인별로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허동섭 한일시멘트 회장의 자녀인 서연·서희씨가 보유 주식 100%를 담보로 잡혔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99.98%)과 허동섭 한일시멘트 회장(99.95%) 등 28명의 오너일가는 담보 비중이 90% 이상이었다. 특히 이들 중 두산가(家)는 14명에 달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97.58%)과 김준기 DB그룹 회장(96.17%)도 담보 비중이 90%를 넘었다.

주식담보 비중을 부모세대와 자녀세대로 나눠보면, 자녀세대의 주식담보 비중이 12.11%로 부모세대(9.44%)보다 2.67%포인트 높았다.

이에 대해 CEO스코어 관계자는 “승계 과정에서 상속세 납부, 지배기업 지분 확보 등의 사유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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