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 9년만에 인수가 3배인 2700억원에 매각...금호 출신 정승원 대표의 웰투시, 두산엔진도 인수

국내 토종사모펀드인 KTB PE가 지난달 30일 국내 콘크리트 펌프카 1위업체인 전진중공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선정했다. 사진=전진중공업 홈페이지 캡쳐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사모펀드끼리 회사를 사고판다?

국내 콘크리트 펌프카 1위 전진중공업의 주인이 바뀐다. KTB PE(사모펀드)가 같은 PE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를 전진중공업의 새주인으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전진중공업은 얼마 전까지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를 저울질하던 업체다. 

2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KTB PE는 전진중공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웰투시를 지난달 30일 선정했다. 매각대상은 전진중공업 지분 82.54%로 KTB PE는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KTB PE는 전진중공업을 9년 만에 3배의 차익을 남기고 매각하게 된다. 

1979년 출범한 전진중공업은 명실상부한 국내 1위 펌프카 업체다. 현재 93개 모델을 생산 중으로, 특수장비 차량제작이 주업이다. 하지만 2006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경영악화로 자금난에 시달렸고 결국 2009년 KTB PE가 92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KTB PE는 9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과 신규투자에 나섰다. 이후 전진중공업은 경영이 안정됐고, KTB PE는 구조조정과 배당 등을 투자원금을 회수했다. 

이후 KTB PE가 매각에 나서면서 재계의 관심을 받았다. 실제 매각 전 본입찰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에버다임을 비롯해 인도 업체인 아약스피오리, 한양정밀, 광림 등 5곳이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2700억원을 제시한 웰투시가 최종승자가 됐다. 

전진중공업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웰투시는 2014년 설립된 토종 PEF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출신인 정승원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정 대표의 웰투시는 2016년 아주캐피탈을 3100억원에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는 두산엔진 인수에도 성공하며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국내 최초로 사모펀드(PE)간의 거래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보유한 회사를 사모펀드가 인수하는 거래이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전진중공업 거래는 토종 PEF간의 첫번째 거래"라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출자된 펀드들의 만기가 다가오고 있어 이번 거래를 통해 세컨더리 펀드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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