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인프라펀드 운용사 변경안 부결...존재감 알린 플랫폼, 수수료인하 숙제 안은 맥쿼리

19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맥쿼리인프라투융자회사 임시주주총회 결과, 안건으로 채택됐던 '운용사 교체'안은 결국 부결됐다. 사진=MKIF 홈페이지 캡쳐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주주들의 선택은 변화보다 안정이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렸던 플랫폼파트너스(이하 플랫폼)와 맥쿼리자산운용의 대결이 결국 맥쿼리자산운용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금융권과 투자업계의 관심을 받았던 맥쿼리인프라투융자회사(MKIF)의 주주총회에서 결국 주주들은 기존 운용사였던 맥쿼리자산운용을 선택했다. 인프라펀드의 특성상 장기간의 비전과 국가를 대상으로 협상력, 지속가능한 성장성을 감안할 때 기존 맥쿼리자산운용이 더 신뢰할 수 있다고 주주들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양쪽이 모두 1승1패를 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신생 헤지펀드로서 존재감을 널리 알리게 된 플랫폼과 운용보수 인하 숙제를 안게 된 맥쿼리자산운용의 처지를 감안해서다. 

운용사 자리 지킨 맥쿼리 '판정승'

19일 MKIF에 따르면 이날 열린 임시주주총회 결과 맥쿼리인프라펀드의 운용사를 코람코자산운용으로 교체하는 안건이 최종 부결됐다. 전체 주주의 74%가 출석한 이날 주총에서는 해당 안건에 대해 30%가 넘는 주주들이 찬성의사를 밝혔지만, 과반이 넘지 못하면서 운용사 교체가 무산됐다. 

이에 대해 맥쿼리자산운용 측은 "이날 주주들의 결정은 맥쿼리자산운용의 지난 성과를 주주들이 인정한 결과"라며 "신뢰를 보여준 주주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기관투자자들이 맥쿼리자산운용을 선택했다고 보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인프라펀드는 장기운용을 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지속가능성을 가장 큰 투자포인트로 감안한다"면서 "수수료를 낮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보다 먼저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관투자자들은 맥쿼리자산운용 측에 운용수수료 인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주주총회를 통해 운용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판정승'을 거뒀지만, 수수료인하라는 숙제를 받게 된 셈이다. 

실속 챙긴 플랫폼, 존재감 높아져

맥쿼리라는 글로벌 투자회사를 상대로 목소리를 냈던 플랫폼은 주주총회를 통해 '판정패'라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제대로된 존재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운용사 교체에 반대했던 기관투자자들이 맥쿼리자산운용에 수수료 인하를 요청한 점을 감안하면 제대로된 실속을 챙겼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운용사 보수체계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맥쿼리자산운용을 긴장시켰던 플랫폼은 맥쿼리인프라펀드 주식 3% 정도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은 당시 "맥쿼리자산운용이 가져가는 운용수수료가 과도하게 높다"며 운용사 교체를 주장했다. 

투자금융사 한 관계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플랫폼이 이번 주총을 통해 존재감을 갖게 됐다"면서 "플랫폼이 제기한 수수료 인하문제도 기관투자자들이 맥쿼리자산운용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실속은 플랫폼이 제대로 챙긴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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