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계, “비교 대상·조사 방식 잘못됐다…자국 유리하게 조사”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정부가 보편요금제 도입 등 가계통신비 인하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주요 6개 도시의 이동통신 요금을 비교한 결과 서울이 두 번째로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본 총무성은 19일(현지시간) 서울과 도교, 뉴욕, 런던, 파리, 뒤셀도르프 등 세계 주요 6개 도시의 이동통신 요금을 비교한 ‘전기통신 서비스 관련 국내외 가격차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총무성의 이번 조사는 일본 역시 값비싼 이동통신 요금으로 불만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사업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동통신 요금 인하 압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스마트폰 이동통신 요금은 데이터 사용량 2GB와 5GB의 경우 6개의 비교 대상 도시 가운데 뉴욕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았다.

총무성은 국가별 상위 3개 이동통신 사업자가 제공하는 요금제 가운데 가장 저렴한 것을 대상으로 요금을 비교했다. 이어 매월 음성통화 70분, 문자메시지 155건을 기준으로 각 2GB, 5GB, 20GB 데이터 용량을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 2GB 데이터 용량에서는 뉴욕이 5990엔으로 가장 비싼 도시로 나타났다. 서울은 3504엔으로 2위에 올랐다. 이어 도쿄(2680엔), 런던(2374엔), 파리(1230엔), 뒤셀도르프(1261엔) 순이었다.

5GB 데이터 용량에서도 뉴욕이 5990엔으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은 4256엔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도쿄(3760엔), 런던(2374엔), 뒤셀도르프(1893엔), 파리(1783엔) 순으로 조사됐다.

20GB 경우에는 도쿄가 7022엔으로 가장 높았으며 런던도 6975엔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울은 5009엔으로 뒤셀도르프(5049엔)와 3위권을 형성했다.

일본 총무성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주요 국가 6개 도시의 이동통신요금 비교 결과. 빨간색 네모칸이 서울. 자료=일본 총무성

각국의 1위 사업자(SK텔레콤)의 요금 비교에서 서울은 3757엔으로 뉴욕(5990엔), 도쿄(5942엔), 뒤셀도르프(3786엔)에 이어 네 번째였다. 5GB는 4445엔, 20GB는 5521엔으로 각각 3위에 랭크됐다.

다만 1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아이폰8 64GB 기준) 할부금을 포함한 월 통신요금 비교 결과 서울이 1~2위를 차지하며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다.

반면 국내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비교 대상과 조사 방식이 부적절해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음성 70분을 기준으로 비교하기 위해서는 음성 무제한이 아닌 맞춤형(선택형) 요금제로 비교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 2GB 구간에서는 점유율이 낮은 요금제가 선택돼 상위 3개 사업자가 포함된 다른 국가와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대로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우리나라 통신요금은 6개국 가운데 중간 수준이며, 1위 사업자 간 비교 시에는 일본의 절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본 조사 결과는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통신 요금 인하를 압박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보인다”며 “지난 3월을 기준으로 각국의 요금제를 비교한 조사이기 때문에 최근 새롭게 개편된 요금제와 비교하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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