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민심 잡기' '박풍' VS '노풍' 정면충돌

박근혜 한명숙 연이어 부산 방문 ‘낙동강 벨트’ 총력 지원
‘텃밭사수’ ‘적진탈환’ 충돌…대권 기로 전략적 요충지 상징성

PK(부산·경남)지역 총선을 앞두고 폭풍전야나 다름없는 전운이 감돌고 있다. 새누리당은 ‘텃밭사수’를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야도부활’을 벼르고 있다. 특히 PK지역은 대권 기로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전략적 요충지로 선거 결과에 따라 대권구도도 요동칠 전망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한명숙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연이어 부산을 방문 직간접 지원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낙동강에 인접한 5개 지역구 일명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지역을 놓고 박근혜 위원장, 한명숙 대표는 ‘민심잡기’ 경쟁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전열을 추스르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제’의 대리전 구도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PK 지역 총선 판세를 짚어봤다.

▲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 사상구 손수조 후보 선거사무실을 방문, 손 후보를 격려한 뒤 함께 차량을 타고 함께 이동하면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당시 몰려든 시민들로 인해 왕로 4차로가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13일 부산 지역을 전격 방문 ‘민심잡기’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하루차로 14일에는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도 부산지역을 방문 맞불작전에 나섰다. 여야 대표의 잇따른 부산 방문으로 지역정가도 요동치고 있으며, 여당의 수성이냐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불고있는 ‘야풍’의 강도가 얼마나 거셀지 지역은 물론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산은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이라는 말처럼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린다. 하지만 정권 임기말 한복판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야권은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대선주자급 인사를 전면에 배치했다.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져 판세는 한치 앞을 가늠할 수 없는 형국으로 치닫고 있는 것. 정치권 분석가들은 부산대첩을 두고 ‘창’과 ‘방패’의 대결로 평가하기도 한다.

박근혜 ‘손주조 띄우기’ 본격화

박근혜 위원장은 이날 야권의 대선주자중 한명인 문재인 상임고문의 ‘카운터 파트’로 부산 사상구에 공천된 27세의 여성 정치인 손수조 후보 선거 사무실을 전격 방문 손 후보를 격려했다. 당초 ‘버리는 카드’라는 당팎의 비난에도 불구 박 위원장은 줄곧 이길 수 있는 카드임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이 개인 후보 선거 사무실을 찾은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신뢰’와 ‘원칙’의 상징으로 불리는 박 위원장과 손 후보의 만남 자체만으로도 유권자들이 손 후보를 다시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박 위원장이 손 후보 사무실에 도착하자 그를 보기위해 몰려든 시민들과 지지자, 당원들은 박근혜를 외치며 환호했으며, 이에 박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들어 보이거나 악수를 하며 환호에 답했다.
민주통합당 주변에서 ‘낙관론’을 경계하고 나선 것도 손 후보의 지지율이 당초 예상과 달리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2일 부산일보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손 후보는 39.6%의 지지율을 기록해 47.9%의 지지율을 보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을 8.3%포인트 격차로 바짝 따라잡았다.
손 후보의 공천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달 21∼23일 문화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 30%포인트 이상 뒤처졌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를 크게 줄인 셈이다.
18일 만에 부산을 찾은 박 위원장의 행보는 PK 지역에서의 ‘야풍’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더불어 이 지역이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지만 현 정부들어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와 저축은행 사태 등으로 민심이반을 가속화 할 이슈가 만연한 상황에서 보수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박 위원장이 ‘인물론’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한 다목적 포석일 가능성이 짙다.
부산 지역 총선 판도에서 특히 주목받는 곳은 일명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5개 지역구다. 이들 지역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사상구) 상임고문ㆍ문성근(북-강서구을) 최고위원, 전재수 전 참여정부 청와대 제2부속실장(북-강서구갑), 최인호 전 참여정부 국내언론비서관(사하구갑) 등과 조경태 의원(사하구을)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특히 문 상임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루지 못했던 ‘적진’에서 승리할 경우 ‘박근혜 대항마’로 한층 경쟁력이 배가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키즈’로 부상한 손주조 후보가 문 상임고문과 대등한 대결구도를 펼친다면 박 위원장 입장에서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관측이다.

 

▲ 총선 지원에 나선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 중구 부산항만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지역 총선 후보의 정책공약발표회에 참석해 인삿말을 하고 있다.

한명숙 ‘PK 홀대’ 강조 ‘민심잡기’

한명숙 대표도 박 위원장의 부산 방문 다음날인 14일 곧바로 부산지역을 방문 문재인 상임고문, 문성근 최고위원 등 후보들과 함께 야권 바람몰이에 나섰다. 한 대표는 대표직 선출 이후 첫 지방회의를 부산에서 가졌을 정도로 이 지역에 공을 들여왔다.
한 대표는 지난 3월 14일 부산항만공사 대회의실에서 “부산은 새누리당의 텃밭이었지만 새누리당이 지배한 20년은 잃어버린 20년이 됐다.”며 “부산 청년 40만명이 타지로 떠났고, 전국 7개 광역시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도시로 전락하는 등 새누리당 정권이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가 해체한 해양수산부의 부활은 노 전 대통령의 꿈으로 그분이 부산 발전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노력했던 모습이 어른거린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해양수산부 부활을 비롯 북항 재개발, 해운·항만기업 본사 유치 추진, 선박금융사업 육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 대표는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알겠지만 능력과 인품이 있는 분이다. 약속을 어길 분이 아니다. 힘을 주시면 뚫고 나가겠다”며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이 교체되면 공약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새누리당 박 위원장에 대해 날 선 비판을 가세했다. 그는 박 위원장이 부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재임 시 유신체제와 민주화세력 희생에 대해 전날 ‘사과’한 것을 두고 “오직 본의 아닌 피해라는 말뿐, 유신체제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말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이 “산업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께 저는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가져왔다”고 밝힌 것을 꼬집은 것이다.
문 고문은 “박 위원장의 말이 참 아쉽다. 피해는 안타깝지만 당시 국가권력은 정당했다는 말로 들린다”고 반격했다. 또 “유신체제의 민주주의 억압과 인권유린이 잘못이었는지 아닌지 박 위원장께 묻고 싶다”며 “정치철학을 밝혀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한명숙 대표는 총선 이슈로 부상한 제주 해군기지 논란과 한미 FTA에 대한 입장도 명확히 밝혔다.
한 대표는 민방 토론회에 참석 제주 해군기지 논란과 관련 “새누리당 박 위원장이 2007년 제주도를 방문해 ‘안보나 경제보다 주민투표를 통해서라도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면서 우리에게 ‘말 바꿨다’고 계속 모르쇠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협상 내용이 바뀌면서 국익이 없어진 이명박 정부의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은 ‘폐기’까지 주장하지만, 민주당 입장은 19대 총선 승리 및 정권교체를 통해 재협상하겠다는 것”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강인범 기자 neokib@naver.com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