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계 ACPG·TA와 손잡아...게일사 "위법적 행동" 반발, 법적 대응 예고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국제업무단지(위쪽) 개발계획을 추진하던 포스코건설이 11일 사업파트너였던 게일인터내셔날을 교체하고, 홍콩의 ACPG, TA를 새 파트너로 선정해 사업재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파트너 교체가 해결책?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놓고 미국의 게일인터내셔널(이하 게일사)과 갈등을 빚었던 포스코건설이 결국 사업파트너 교체를 선택했다. 하지만 게일사가 절차적 무효를 주장하며 법적 소송을 예고함에 따라 송도개발사업은 더 지체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11일 포스코건설은 2002년 함께 사업을 기획·추진했던 게일사와 결별하고, 대신 홍콩계 투자전문회사인 ACPG(Asia Capital Pioneers Group)·TA(Troika Advisory)와 함께 송도국제업무지구 사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은 인천 송도지구 574㎡ 부지에 24조원을 투자해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해당 사업은 포스코건설과 게일사가 3:7의 비율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를 설립한 후 사업을 진행해왔으니, 2015년 게일사의 스탠 게일 회장의 세금 문제로 갈등이 빚어지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3년간 사업이 지체되면서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된 포스코건설은 결국 초기 사업파트너였던 게일사를 교체하는 강수를 선택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건설은 게일사가 보유한 NSIC 지분 70.1%에 대해 질권을 행사해 ACPG에 45.6%, TA에는 24.5% 등 분할 매각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사업 중 일부인 패키지1과 4에 대한 대출금 대위변제를 통해 보유하게 된 질권을 실행했고 등기까지 마쳤다"면서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지분 인수 절차가 진행됐으며 게일사와의 법적인 관계는 이를 통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게일사는 포스코건설의 이 같은 발표에 반발하고 있다. 서석원 NSIC 대표는 매일경제를 통해 "질권 대상인 패키지1과 4에 대해 지난 6월1일 변제금 3000억원을 마련한 뒤 포스코건설에 수령하라고 통보했지만, 포스코건설이 NSIC와 공동날인한 계좌에 대해 인출날인을 거부해 변제금 수령이 결국 거절됐다"면서 "변제금 수령을 거부하고 돈을 가져가지 않은 만큼 법적으로 질권은 소멸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포스코건설이 대위변제를 통해 확보한 질권을 행사한 것은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서 대표는 "포스코건설의 위법적인 행동에 대해 단호하게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게일사가 제공한 변제금은 질권설정이 대상이 된 패키지1과 4의 변제금이 아니라 패키지3의 운영자금 및 공사 채무자금이라며 반박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채무변제용을 제외하곤 인출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다른 용도로 자금을 인출하는 것은 대출약정서 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이 이처럼 사업자교체라는 초강수를 선택한 것은 게일사와의 갈등으로 인해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이 지연되면서 막대한 재무부담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포스코건설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사업중단으로 총 2조981억원의 재무부담을 안게 됐으며, 이중 프로젝트파이낸스 대출 비용만 무려 1조395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 미수금도 7243억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포스코건설과 게일사의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송도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은 앞으로 더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사업자교체라는 강력한 선택을 함에 따라 게일사와의 대립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새로운 파트너까지 합류하게 된 만큼 이해관계 및 법정다툼으로 개발계획 자체가 더 지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의 우려에도 포스코건설은 일단 신속하게 사업재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 측은 "ACPG와 TA에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송도국제업무지구 사업은 다시 재개될 것"이라며 "예상치 못했던 갈등으로 사업이 지체된 만큼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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