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해진 한명숙, 4월총선 겨냥 여전사 변신

▲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에서 한명숙 대표가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어 대여투쟁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 정부 실정 사과하고 총 내각사퇴해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당대표 취임 한달을 맞아 ‘MB정권 심판론’을 선포하며 대여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오는 4월 총선을 겨냥한 듯 한명숙 대표를 비롯한 민주통합당의 전체적인 기류는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에 초점이 맞춰진 째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MB 정권 및 새누리당과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한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 정권의 실정에 대한 대국민사과와 총 내각사퇴’를 거론하며 강한 압박 모드를 연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당 내부적으로 “너무 나갔다”는 비판론도 나왔으나 현 정권과의 차별화를 통해 4월총선과 대선에서의 승리를 담보하려는 한 총리의 속내를 표출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한 총리는 진보당과의 야권연대 협의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리더십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도 높다.여기에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무소속의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면서 당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는 입당하자마자 “민주통합당이 지지율에 오만하지 말고 야권 단일화에 통큰 자세로 임해야한다”며 쓴소리를 내놓고 당의 화합을 주문했다.한명숙 대표가 어느 때보다 강한 대여투쟁을 선포한 통합민주당에게 여론의 지지와 추이가 어떻게 반응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명숙“현정부 국정운영 난폭운전” 비판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지난 1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정운영 실패의 책임을 물어 내각 총사퇴와 전면 교체를 요구하는 등 현 정권심판론을 주장했다.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실정의 한 축을 담당했다며 강력히 비난하는 등 대여 공세의 수위를 한껏 높였다. 이날 오전 서울 민주당통합당 당사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는 한 대표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결연했다.

▲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에서 입당기자회견을 갖고 한명숙 대표와 포옹을 하고있다. 한 대표에게는 천군맘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폭등, 취업대란, 중소기업 폐업, 민생고 등을 서민과 중산층 몰락의 대명사로 열거한 그는 남북관계 악화와 권력기관의 민간인 사찰의혹, 언론장악, 내곡동 대통령 사저논란 등을 현 정부의 잘못된 행태로 몰아세웠다. 비리의혹으로 인한 최측근들의 잇단 낙마로 도덕적으로 흠집을 입은 현 정부에 대해서는 ‘식물정부’라고 서슴없이 비판하며 내각 총사퇴와 전면적인 교체를 요구했다.

취임 1개월이 된 야당 대표가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현직 대통령에게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갖고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그만큼 56일 남은 4·11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먹혀들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총선 최대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한미FTA에 대해서도 현 정부의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한미FTA를 재협상 요구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새누리당의 비판에 대해 “한미FTA는 참여정부에서 시작했다”면서도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은 그 내용과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그는 “특별히 국제금융질서가 엄청나게 급변하게 바뀌었고,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도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다”며 “반성과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논리로 새누리당 측이 제기하고 있는 소위 ‘원죄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다.한 대표는 이날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해서도 대립각을 세웠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을 ‘난폭음주 운전’이라고 비판한 그는 박 비대위원장을 음주운전자의 옆 조수석에 탄 이로 몰아세우고 국정운영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 정권의 실정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미래권력의 싹을 자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4·11 총선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 경제민주화 실현, 보편적 복지 확충, 권력개혁과 시민참여 확대, 한반도 평화 정착 등 5대 정책비전을 내놓기로 했다. 한 대표는 민주통합당 대표 선출과정서 특유의 친화력과 부드러움을 바탕으로 압승을 일궈내는 데 성공했다. 일각에서는 유약하다는 지적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정권심판에 자신의 지향점을 확고히 했다. 정치적 타협 보다는 현 정권과의 차별성에 주력하려는 한 대표의 결정이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보당과의 통합 지지부단에 리더십 논란
 한편 한 대표의 이같은 공격적 행보에도 여전히 리더십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당장 민주당과 진보당의 야권연대 협의가 여전히 답보상태인 가운데, 자칫 좌초될 위기마저 예상돼 한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초 이번 총선에서의 야권연대가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두 당이 각자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난항이 거듭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진보당과의 연대 없이는 수도권에서 10~15석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진보당 역시 민주당과이 연대 없이는 1~2석 이상의 성과를 거두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취약한 리더십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2일 최고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서 공식연대 협상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이후 협상대표를 정하지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이를 두고 한 대표의 강력한 리더십 부재가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매우 중요한 인선과정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당 대표의 정치력에 대한 비토의 목소리다. 이 문제는 올 총선과 대선을 선두에서 진두지휘할 한 대표가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야권 마지막 대선 주자 김두관민주당 입당
한편 민주당의 대여투쟁의 강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리틀 노무현’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지난 16일 민주통합당에 입당하며 힘을 실었다. 김 지사의 입당으로 친노(親盧)세력에는 더욱 무게감이 실렸고, 당내 대권후보군도 비로소 모두 링 위에 올라섰다는 분석이다. 한 대표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김 지사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야권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며 “총선에서 함께 승리하고, 이를 발판으로 대선에서 선거연합을 이뤄 민주진보세력의 연립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한 대표는 “김두관 지사의 입당은 지금 부산·경남지역의 변화와 승리를 희망하는 부산·경남 도민들의 민심과 함께 민주통합당에 들어오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김 지사의 입당이 향후 한 대표의 정치적 행보에 얼마나 큰 시너지로 작용할 수 있을지,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동시에 상대측 수장인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과의 경쟁에서 한 대표가 정치적 우위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그 첫 시험대는 오는 4월 11일에 치러지는 총선이 될 전망이다.

▲ 한명숙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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