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공장과 R&D센터 인적분할 운영계획...노조·산은, "구체적인 계획 없이 분할 안 돼"

한국GM은 지난 7월 R&D센터를 인적분할해 독립법인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한국GM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한국GM이 다시 내홍에 휩싸일 조짐이다. 

한국GM은 지난 7월 5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와 수출물량 확대, 신차 물량 확보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R&D센터를 분할해 신설법인으로 승격시킨 후 글로벌 센터로 키우겠다는 장기플랜을 발표했다. 현재의 한국GM을 생산공장과 R&D센터로 인적분할해 2개의 법인으로 나누겠다는 것이다. 

분할 이후 R&D센터에는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개발부서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GM의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에 따르면 R&D센터를 분리독립할 경우 글로벌 R&D센터로서 GM그룹 내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으며, 우수인재 유치와 신규 R&D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다른 지역에 있는 R&D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개발업무를 맡을 수 있고,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은 차종에 대한 개발업무도 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그러나 이 같은 한국GM의 분할안에 대해 반발하는 모습이다. 한국GM 노조는 "2개 법인 분리안은 제2의 공장폐쇄 또는 매각 등의 숨겨진 꼼수가 있을 수 있다"면서 "법안 분리를 강행할 경우 사측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조 측은 "설계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제대로된 완성차업체"라며 "글로벌 R&D센터로서의 개발업무는 현재의 구조로도 맡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산업은행 역시 한국GM의 분할안에 대해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산은 측은 "한국GM의 R&D센터 분리안은 기존 협의서와 정상화 계획안에는 없던 내용"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안이 있다면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산은은 비토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위한 법류검토에도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R&D센터 분리안과 철수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R&D센터를 분리할 경우 GM그룹 본사의 글로벌 개발 업무를 전담할 수 있게 돼 투자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한국GM의 이 같은 해명에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GM에 지금 필요한 것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해 판매량을 늘려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것"이라며 "R&D센터 분리안은 이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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