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조선호텔, 옛 르네상스호텔부지에 신규호텔 사업추진

신세계그룹(정용진 부회장. 오른쪽)의 호텔사업을 맡고 있는 조선호텔이 강남구 역삼동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왼쪽)에 신규호텔을 건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신세계그룹의 조선호텔이 강남에 새로운 터를 마련한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이 강남구 역삼동의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에 들어설 것이라고 알려졌다. 조선호텔의 강남행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선호텔은 강남에 새롭게 진출하게 됐으며, 신세계그룹의 향후 호텔사업 방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호텔이 들어설 예정인 옛 르네상스호텔은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개관했다.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고 김수근씨의 유작으로도 잘 알려지면서 강남 일대에서는 랜드마크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모기업인 삼부토건이 유동성위기에 빠지면서 2013년 매물로 나왔고, 브이에스엘코리아(현 다올이앤씨)가 2016년 6900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이 곳은 대형 오피스빌딩과 대규모 상업시설, 호텔 등 연면적 23만8768㎡ 규모의 복합시설이 개발 중에 있다. 2020년 준공이 예정됐으며, 이지스자산운용은 개발중인 일체의 자산들을 2조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호텔은 이곳에 260실 규모의 럭셔리 호텔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조선호텔의 강남행 결정과 함께 향후 신세계그룹의 호텔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최근 호텔사업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유통경쟁사인 롯데그룹의 성장전략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서다.

롯데그룹은 백화점과 호텔, 그리고 대형마트를 3대축으로 국내 최대의 유통기업으로 성장해왔는데, 신세계그룹 역시 최근 호텔업을 강화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 그리고 호텔업을 주력사업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독립한 후 조선호텔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운영해왔다. 30여년이 가까운 기간 동안 웨스턴조선호텔부산과 쉐라톤남산, 레스케이프) 정도만을 추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나마 조선호텔부산은 일찍 인수했지만, 쉐라톤남산과 레스케이프는 최근들어 사업을 확장한 결과다. 그만큼 호텔사업은 신세계그룹에서 비주력사업으로 평가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정용진 부회장이 최근 레스케이프호텔 개관을 알리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 레스케이프호텔에 이어 조선호텔 강남점까지 가세하면 신세계그룹의 호텔사업도 일정부문 규모를 갖추게 된다. 여기에 정 부회장의 장남인 정해찬씨가 웨스턴조선호텔 서울에서 인턴으로 근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세계그룹이 미래신사업으로 호텔사업을 지목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중인 호텔들. 왼쪽부터 웨스턴조선호텔, 포포인트바이쉐라톤남산, 레스케이프호텔. 사진=민주신문DB

호텔업계는 신세계그룹의 발빠른 확장전략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롯데그룹을 비롯해 남매관계에 있는 정유경 총괄사장의 JW메리어트강남, 그리고 삼성동 일대에 있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파르나스, 파크하얏트호텔 등에서 조선호텔의 향후 행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호텔이 강남으로 넘어옴에 따라 호텔시장의 주도권은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에 자리하고 있는 기존 5성급호텔들 간에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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