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당 70달러 돌파…노르웨이 수주 가능성 높고 소난골 재고 물량도 소진할 듯

대우조선해양 서울 사옥.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한때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던 대우조선해양 시추선(드릴십) 부문이 옛 영광을 되찾을까. 일단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긍정적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노르웨이로부터 시추선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추선 수요가 국제유가 상승세로 커지고 있어서다. 현지 언론보도도 이를 뒷받침한다. 노르웨이 해양산업 전문매체 업스트림은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노르웨이 시추회사 오드펠드릴링과 시추선 수주 관련 논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시추선 발주 규모는 2~3척으로 알려졌다.

시추선은 일반 컨테이너선보다 수주 금액이 3배 가량 높아 부가가치선이라 불린다. 한때는 대우조선해양의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만큼 효자 선박이었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수주하는 일감이 없어 고전해왔다.

하지만 시추선은 최근 들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세로 시추선 업계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탱커나 컨테이너선 등 다른 선박분야도 다시 재기하는 분위기다. 삼성중공업이 최근 싱가포르 AET서 셔틀탱커 1척을 추가 수주했고, 현대중공업은 지난달까지 LNG선 14척을 따냈다.

이처럼 시추선 업계의 판도가 바뀐 것은 국제유가 상승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 배럴당 42달러로 저점을 찍은 이후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올해 6월말 배럴당 74.15달러를 기록했다. 8월 상승률은 3.2%로 집계됐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제재 시점이 다가오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글로벌 경제 성장세를 지속되면서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두바이유도 지난달 말 배럴당 75.76달러를 찍었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시추선 수주는 긍정적인 부분이 크다.

대우 조선해양이 건조한 초고가 원유시추선인 드릴십(Drillship). 사진=뉴시스

현재 대우조선해양 시추선 수주 잔고는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6척이다. 이 가운데 아프리카 산유국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로부터 수주한 시추선 2척의 인도는 올해 안에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유가 상승세에 인도 받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통상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시추선 신규 물량 발주가 늘고, 재고 물량 소진도 빠른 경향을 띈다.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서도 소난골 시추선 인도는 반드시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시추선을 인도하면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기회로 작용될 수 있다.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6년 앙골라가 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소난골이 국가 채무 대부분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시추선을 인도하지 못했다. 이 여파로 대우조선해양은 유동성 위기를 피해가지 못했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 측은 국제유가 상승이 반갑다는 입장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유가 상승시 유전개발이 활성화되는 만큼 시추선 인도가 빨라지고 발주 물량도 증가한다”며 “시추선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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