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법정관리 과정에서 불거진 '모럴헤저드'...외부자금 유용설 논란

윤석금(오른쪽) 웅진그룹 회장이 2012년 법정관리 과정에서 매각했던 코웨이를 다시 재인수하겠다는 밝혔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웅진그룹이 5년만에 코웨이 재인수에 나서면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행보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법정관리 과정에서 '무일푼'이라고 밝혔던 윤 회장이 불과 5년만에 웅진그룹을 통해 코웨이 재인수에 나서면서 다시 외부자금을 끌어다 그룹재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특히 집행유예로 인해 2020년까지 그룹 내 공식직함도 없는 윤 회장이 코웨이 재인수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의 시선은 싸늘한 상태다. 

MBK파트너스 "웅진에 안 팔아?"

3일 재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이 코웨이 재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자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매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굳이 흑자를 내고 있는 기업을 무리해서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해석으로 들린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웅진그룹과 MBK의 지난 인연을 살펴봤을 때 코웨이를 굳이 웅진에 되팔 생각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MBK가 웅진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많다는 의미다. 

웅진그룹과 MBK의 인연은 지난 2012년 웅진그룹 법정관리 과정을 통해 시작됐다. 당시 웅진그룹은 극동건설 인수 후유증과 주력사업의 부진을 겪으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상태였다. 결국 지주회사였던 웅진홀딩스와 자회사인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문제는 웅진그룹이 법정관리 신청 전 금융당국을 비롯한 채권단과 자구계획안을 논의중이었다는 점이다. 채권단과는 논의를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웅진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당장 금융권은 수조원대의 손실을 보게 됐고, 이로 인해 좋지 않은 감정이 생겼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MBK의 비슷한 상황을 거쳤다. 당시 MBK는 코웨이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잔금납부를 앞둔 시기였다. 하지만 웅진그룹이 갑자기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코웨이 인수 계약 자체가 무산될 뻔한 위기를 겪었다.

이후 법원이 중재에 나서 코웨이 매각은 마무리됐지만, MBK 경영진들 사이에서는 윤 전 회장과 웅진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을 것이라고 재계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금융권에서는 이때 생겼던 불신의 벽이 코웨이 재인수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사 IB담당자는 "MBK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윤 회장 등 웅진 사주일가들에 대한 반감이 여전할 것"이라며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코웨이를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정확히는 '웅진에게는 안 판다'는 해석이 들어맞는것 같다"고 전했다. 

윤석금 회장, 집행유예 기간 중 경영 복귀 논란

코웨이 재인수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석금 회장의 거취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윤 회장은 현재 웅진그룹 내에서 회장으로 불리우고 있지만,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공식직함을 맡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유죄 판결로 인해 2020년 말까지 회사 내 등기임원으로 선임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룹 내 지분도 없고, 공식적인 직함도 없는 윤 회장이 코웨이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논란이 생길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1980년 헤임인터내셔널(현 웅진씽크빅)으로 출발한 웅진그룹은 렌탈사업과 학습지 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후, 한때 연매출 6조원대를 기록하며 30대그룹에 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극동건설의 인수와 화학 등 무리한 사업확장이 부메랑이 되면서 경영난을 겪다가 2012년 결국 법정관리를 택했다. 이 과정에서 코웨이는 사모펀드인 MBK에 매각됐으며, 그룹도 공중분해됐다. 하지만 사주일가는 법정관리 내 '기존관리인제도(DIP)'를 활용해 경영권을 지켜냈고, 5년만에 다시 코웨이 인수를 시작으로 그룹 재건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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