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2시간’ 불구 야근 다반사…넷마블-엔씨소프트 파급 관심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넥슨 사옥.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넥슨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게임업계 최초의 노동조합이다.

민주노총 소속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은 3일 노조 설립 선언문을 통해 넥슨노동조합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넥슨노조는 넥슨코리아 법인과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넥슨지티, 넥슨레드, 엔미디어플랫폼 등 넥슨 그룹의 자회사 및 계열사들가지 함께 가입 대상으로 하고 있다.

노조는 “국내 게임산업은 시장규모 12조원대로 급성장했지만 정작 게임을 설계하고 만드는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처지는 매우 열악한 현실”이라며 “무리한 일정에 갑작스런 요구, 프로젝트가 잡히면 이직이 강요되는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떨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괄임금제라는 명목으로 야근이 공짜가 됐고, 주말출근은 교통비만 쥐어졌을 뿐, 더욱 빈번해진 크런치모드로 장시간 노동의 과로는 일상이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7월 기자가 찾아간 경기도 판교의 넥슨 사옥의 경우 평일 오후 11시가 넘은 시간에도 상당수 사무실의 불이 켜져 있는 등 ‘주52시간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야근은 만연해 보였다.

지난 7월 10일 오후 11시30분경에 기자가 찾아간 넥슨 사옥. 상당수 사무실이 불이 켜져 있다. 사진=조성호 기자

업계에서는 이같은 열악한 근로환경은 넥슨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내 대표 게임업체인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중소 게임업체들마저도 야근은 일상이 돼 버렸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서울 금천구에서 만난 한 게임업체 직원은 “회사 일정에 맞춰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야근은 어쩔 수 없다”라며 “더구나 게임 출시 이후에는 잦은 오류로 인한 수정과 업데이트로 인해 야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넥슨노조 설립은 이처럼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있는 게임업계 종사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분석이다.

넥슨노조는 선언물을 통해 “이번 넥슨노조의 탄생은 게임업계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시켜 나갈 견인차가 될 것”이라며 “더 많은 게임산업 노동자들이 ‘노조할 권리’를 찾는 길을 열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네이버에서 처음으로 노조가 설립된 바 있다. 네이버에 이어 넥슨에서도 노조가 출범하면서 관련업계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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