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밀수확량 12년 이후 최저 예상, 독일 20.3% 줄어들듯
곡물량 급감에 2007년 글로벌 곡물파동 재현 우려도 

올 여름 우리나라를 비롯해 지구촌 곳곳에서 폭염이 지속되면서 국제 밀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Pixbay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곡물가격이 심상찮다. 올 여름 지구촌을 덮친 폭염으로 인해 곡물생산량이 급감하면서 벌써부터 밀을 비롯한 대두, 옥수수 등 곡물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2007년 당시 아프리카 등 후진국들을 식량위기로 몰아갔던 곡물파동급의 위기가 올 것이란 관측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제곡물시장을 분석하는 유럽의 스트래티지 그레인스는 최근 EU(유럽연합) 28개국의 올해 밀 생산량이 1억3000만톤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U는 세계 최대 밀 생산지역이다. 

EU의 밀 생산량이 급감한 것은 올 여름 지구촌을 괴롭힌 폭염 때문이다. 너무 높은 기온으로 인해 작물이 피해를 입으면서 수확량이 대폭 감소했다는 게 그레인스의 분석이다. 특히 독일의 경우 올해 밀 예상수확량이 최근 5년 내 평균치보다 무려 16%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뭄과 폭염으로 인해 작물이 모두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곡물생산량에 타격을 입은 곳은 EU 뿐만이 아니다. 북미지역의 곡창지대인 애리조나 역시 40도가 넘는 폭염에 시달리면서 곡물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 역시 곡창지대인 뉴사우스웨일즈 지역의 강수량이 평균 10mm에 그치면서 농사를 망친 것으로 알려졌다. 

곡물생산량이 올해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제 곡물가격은 연일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밀 선물(先物)가격은 1부셀(bushel. 약 27kg)에 5.81달러로 3년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산 밀 가격은 톤당 248달러에 거래되며 5년새 최고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와 관련 "글로벌 식량위기를 불러왔던 2007년 곡물파동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모습이다. 지난 2007년 주요 곡물 생산국들은 기상 이변으로 인해 곡물생산량이 감소하자 수출량을 제한했고, 이로인해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중동 및 아프리카 빈곤국들이 식량부족에 따른 고통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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