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재미동포, 안중근 의사 순국 39주년 기념 친필 휘호 고국에 기증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독립운동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백범 김구(1876~1949)의 친필휘호인 ‘광명정대(光明正大)’가 기증 형식으로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광명정대(光明正大)는 1949년 3월 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39주년을 맞아 쓴 김구가 손수 쓴 친필로 독립운동가 김형진(1861~1898)의 손자 김용식에게 선물했으며, 후손인 재미교포 김태식(83)씨로부터 기증받은 문화재청이 지난 5일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인도했다. 광명정대는 언행이 떳떳하고 정당하다는 뜻으로 백범의 기백을 엿볼 수 있다.
백범과 김형진은 1895년 무력으로 일제를 격퇴할 것을 결의하고 군사와 원조를 요청하기 위해 중국 심양에 동행했으며, 다음해인 1896년 함께 의병에 가담해 활발한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1898년 동학의 접주(接主·동학 교단 조직인 ‘접(接)’의 책임자)로 활동하던 김형진은 일제에 체포돼 모진 고문 끝에 생을 마감했으며, 대한민국 정부는 1990년 고인의 공훈을 기리어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광복 후에도 김형진의 유족들을 보살폈던 백범은 서거하던 해이자 안중근 순국 39주년인 1949년 3월 26일에 김형진의 손자인 김용식에게 광명정대를 써서 선물했다. 1960년대에 김용식으로부터 친필을 받은 6촌 동생 김태식(83세)이 1973년 미국 이민을 떠나면서 친필도 가지고 갔다.
이민 생활 45년을 맞은 김태식씨는 백범 친필 기증을 결심하고 올해 4월 주시애틀대한민국총영사관을 통해 2021년 개관 예정인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에 광명정대를 보관해 달라고 요청했다.
백범의 친필 광명정대(光明正大)는 선물 받은 김용식의 이름과 작성 일자가 적혀있고 김구지인(金九之印)과 백범 인장이 찍혀있다. 크기는 세로 110㎝, 가로 40㎝다.
문화재청의 요청으로 백범의 친필을 조사한 전문가들은 “광명정대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는 백범의 휘호로 희소가치가 크고 필체에서 백범의 높은 기상과 기백이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이밖에도 유묵 한미친선평등호조(韓美親善平等互助)와 신기독(愼其獨), 사무사(思無邪)와 서명문 태극기, 인장, 혈의(血衣)등 김구와 관련된 유물이 문화재로 등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