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가와카미 미에코 ▲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1만4000원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무라카미 하루키와 10대 시절부터 그의 작품을 읽어온 오랜 팬이자 아쿠타가와상,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한 소설가 가와카미 미에코가 나눈 심도 있는 인터뷰의 내용을 담은 책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지금까지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한 책은 여러 권 있지만 질문을 받는 인터뷰이 입장에서 장시간에 걸친 대화 내용을 단행본으로 묶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수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에 더해 배우와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엔터테이너이자 시인으로도 인정받은 작가 미에코가 인터뷰어로 나서 2015년에서 2017년에 걸쳐 네 차례의 길고도 심도 있는 인터뷰를 통해 평소 공식석상과 대중매체에 거의 등장하지 않아 신비주의라는 말까지 듣는 하루키의 내밀한 이야기들을 끄집어냈다.

인터뷰어 미에코는 때로는 동경 어린 시선으로, 때로는 날카로운 지적이 담긴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간다. ‘기사단장 죽이기’를 비롯한 장편소설 구상 과정의 에피소드부터 창작의 원천이 된 유소년기의 경험, 일상적인 작업방식, 페미니즘적 비판에 대한 생각 등 누구나 알고 싶었지만 묻지 못했던, 애정과 존경에 기반한 인터뷰어의 질문에 하루키 역시 전에 없이 솔직하고 신선한 대답을 내놓으면서 소소한 일상 속 에피소드부터 소설에 대한 철학까지 폭넓게 아우르는 대담집이 완성됐다.

전 세계에 광범위한 독자층을 지닌 스타 작가이면서 자국 문단에서는 늘 변방에 속해왔던 하루키와의 인터뷰는 원래 단발성으로 끝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5년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의 출간 기념으로 잡지에 게재된 후 2016년 가을,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탈고 후 인터뷰어에게 이 작품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인터뷰를 하자는 제안이 오면서 총 네 차례로 이어졌고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이 책은 모두 4장에 걸쳐 숨김없이 펼쳐놓은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온 무라카미 하루키의 거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다.

하루키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이어 1982년 ‘양을 쫓는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을, 1985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나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했다. 1987년에는 ‘노르웨의 숲’을 발표해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1994년에는 ‘태엽 감는 새’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9년에는 ‘어둠의 저편’ 이후 5년 만에 장편소설 ‘1Q84’를 발표하고 한일 양국의 서점가를 점령하며 또 다시 밀리언셀러가 됐다. 하루키는 ‘기사단장 죽이기’와 ‘여자없는 남자들’, ‘언더그라운드’ 외 수많은 소설가 에세이로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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