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MST로 질주 vs NFC는 애플·네이버 vs 카카오와 지자체는 QR코드 선호

모바일 결제시스템의 패권을 놓고 관련기업들의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왼쪽부터 삼성페이(MST기술), 애플페이(NFC기술), 카카오페이(QR코드) 사진=각사 취합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모바일 결제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업체들 간의 주도권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에는 다양한 형태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삼성페이와 LG페이를 필두로 IT업체인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선을 보였으며, 최근에는 서울페이, 제로페이, 소상공인페이 등 여러 형태의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들이 우후죽순 선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업들이 이처럼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은 모바일 결제 시장이 미래의 결제시스템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특히 모바일 결제의 경우 소비자가 어떤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제방식과 소비패턴 등을 확인할 수 있어 기업들에게는 소중한 빅데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가 해가 갈수록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각사가 선보인 결제시스템이 규격으로 자리잡을 경우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가능성도 높아 기업들의 주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은 어떤 방식들이 있을까. 대표적인 3가지 결제기술을 통해 업체별 장단점을 살펴봤다. 

대면 결제된다! MST vs NFC

소비자들이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시스템은 이른바 스마트폰을 대면 결제되는 방식인 MST(마그네틱보안전송)와 NFC(근거로무선통신)다. 이중 국내 최대 가입자로 바탕으로 최강자로 떠오른 삼성페이의 MST 방식이 일반적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삼성페이는 통상 스마트폰에 지문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본인인증을 한 후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말기에 대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진다. 국내에는 2015년 8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됐으며, 올 3월말 현재 가입자만 100만명에 누적 결제액은 18조원을 돌파했다. 게다가 국내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유럽 등 21개국에서도 사용 중이다. 

MST 방식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의 루프페이가 개발한 특허기술이다. MST는 기존 마그네틱 신용카드 단말기처럼 자기장을 형성해 결제가 이뤄지는 방식인데, 사실상 마그네틱 신용카드 단말기가 설치된 매장에서는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단말기를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부담이 없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가 등록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대부분의 업장에서 결제가 가능한 구조다. 

그러나 마그네틱 신용카드는 복제가 용이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기존 신용카드에 IC칩을 추가해 보안성을 높이고 결제방식을 변경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MST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향후 차세대 결제시스템으로 자리잡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금융권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게다가 애플사의 아이폰에서는 이 방식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MST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MST처럼 스마트폰을 대면 결제되는 방식인 NFC 기술은 보안성이 높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NFC는 특정 주파수를 이용해 단말기와 결제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결제과정은 MST 기술을 활용한 삼성페이와 유사하지만, 내부 시스템은 확연히 다르다. 

특히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는 물론 다양한 카드를 저장할 수 있고, 쿠폰과 파일 교환 등도 가능해 소비자 입장에서 더 편리한 면이 많다. 애플페이와 NHN엔터의 페이코 등이 NFC 방식의 결제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그러나 기존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NFC 결제기능이 추가된 새로운 단말기가 있어야만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편리한 기능이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추가로 비용을 들여 단말기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단말기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다양한 곳에서 결제가 어렵다는 게 NFC 결제방식의 한계점이다. 

또한 같은 NFC 기술을 활용해 결제시스템을 구축해도 기술표준이 다른 경우가 많아 해외발행 카드와 호환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수료 적은 QR코드, 중흥 가능성은?

최근에는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시스템도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터치기술보다 먼저 개발된 만큼 관련기술도 많지만, 앱을 직접 켜고 결제해야 하는 방식으로 불편한 점도 존재한다. 

QR코드 결제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MST-NFC와 달리 신용카드 결제망을 통하지 않고, 소비자와 업체가 직접 계좌에서 계좌로 현금을 결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제과정에서 신용카드가 배제되는 만큼 수수료가 낮아지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 정부와 서울시가 앞다퉈 내놓고 있는 서울페이, 제로페이 등이 바로 QR코드 방식을 통해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정부 및 지자체가 아닌 곳 중 QR코드 결제방식을 사용하는 곳은 카카오페이가 유일하다. 

그러나 QR코드 역시 NFC 방식처럼 전용 단말기가 있어야 결제가 가능하다. 또한 결제 때마다 스마트폰 앱을 열어 QR코드를 생성해야 하고, 금액도 확인해야 하는 등 이용절차가 의외로 복잡하다. 게다가 신용카드망이 결제방식에서 배제되기 때문에 무이자할부를 비롯한 카드사들의 할인혜택은 받을 수 없다는 점도 QR코드의 한계로 지적된다. 

금융권에서는 모바일 결제 시장을 일단 지켜보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다양한 업체들이 기술 결쟁을 펼치고 있지만, 주도권을 쥔 기술이나 업체가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각 기술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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