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 빙자한 사기 혐의…“압수물 분석 후 관련자 소환”

신일그룹은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돈스코이호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150조 보물선’으로 알려진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와 관련된 신일그룹의 투자 사기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회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 수사에 나섰다. 대규모 전담팀이 구성된 지 만 하루만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7일 오전 전담수사팀을 등 27명을 투입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일해양기술(전 신일그룹) 사무실과 강서구 공항동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를 비롯해 모두 8곳을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의혹과 관련해 6일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집중 수사를 할 필요가 있어 수사 주체를 (강서경찰서에서) 지능범죄수사대로 교체했다”며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일그룹은 앞서 지난해 5월 울릉도에서 침몰한 돈스코이호에 150조원 규모의 금괴 등이 실려 있다고 홍보하면서 이를 담보로 ‘신일골드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판매해 왔다. 특히 오는 9월말 거래소 상장시 개당 코인 가격이 200원에서 1만원 이상 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해왔다.

경찰은 이를 암호화폐 투자를 빙자한 사기 혐의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각종 회계자료와 사무용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들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일그룹 측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암호화폐를 발행한 곳은 싱가포르 신일그룹이며 우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의 압수수색을 피하진 못했다.

특히 신일그룹 측은 이날 사명을 신일해양기술로 바꾸고 “순수하게 돈스코이호 탐사와 인양만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소개하는 등 기존 신일그룹과는 모두 관련이 없다는 주장으로 일관했다.

또한 암호화폐 발행 역시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 제일제강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신일그룹 전 대표인 류상미씨와 암호화폐를 발행한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회장인 유지범씨가 서로 인척관계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유 씨는 베트남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황이다.

한편 이번 사건은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은 서울 강서경찰서가 수사했으나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피해 규모를 고려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이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입수한 자료를 신속히 분석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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