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수기, 원재료 원가 하락으로 반등…하반기 실적 선박 발주ㆍ미 수출 쿼터 확보로 이어갈 듯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 사진=현대제철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 트럼프 발(發) 관세폭탄 악재 속에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릴지 관심이 모인다.

일단은 긍정적이다. 상반기 실적이 철강업계 성수기인 점과 맞물려 원재료 값 하락으로 뒷심을 발휘했다면 하반기는 국내 조선업 회복세에 순항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대미 수출 쿼터가 미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폭탄 유예로 최근 3년간 평균 70%로 제한되면서 수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는 전체 수출 물량 자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 측이 올해 3월 한국산 철강 후판 제품에 반덤핑 관세 11.6%를 부과해 철강 수출 환경은 더욱 악화일로다. 미국 대체 시장으로 여긴 유럽연합(EU)도 철강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잠정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 환경은 나빠졌다.

이런 가운데 현대제철이 올해 2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순항 중이다. 2분기 실적은 매출 5조4477억원, 영업이익은 375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7%, 매출액은 16.1% 각각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주요 철강 제품의 원재료인 쇳물 원가 하락이 견인했다. 특히 후판 부문에서는 국내 조선업 회복세가 긍정적인 원인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글로벌 조선업은 건조량 감소 속에 선박 발주량이 증가했다. 국내 조선업은 이런 흐름에 수주 실적이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5월까지 한국 수주점유율은 40.7%로 가장 높다. 현대제철 재무구조 개선 노력 역시 2분기 호 실적에 플러스 요인으로 분석된다.

대우조선해양 LNG 운반선. 사진=민주신문DB

그렇다면 현대제철 하반기 실적은 어떨까.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의 모습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선업 발주량이 지난해를 변곡점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탓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벌크선과 탱커선 시황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실제 선박 건조에 쓰이는 후판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분기 현대제철 후판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했고, 이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했다. 이를 증명하듯 현대제철 측은 지난달 말 2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조선업 회복으로 후판 라인을 풀가동해도 100% 조달을 못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 전망도 밝다. 국내 조선업 회복세와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로 오는 2020년까지 후판 제품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발 관세폭탄에 따른 경쟁사의 수출 쿼터 포기가 기회로 작용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가 올해 6월 미국 수출 할당량을 높은 관세 부과로 반납했는데 이 물량을 양도 받으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올해 4월 유정용 강관에 75.8%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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