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페론골프 상표등록 이의신청 패소 후 대응방안 내부 검토중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골프공 강자 볼빅이 핵심 상표인 비비드를 상실한지 3개월이 지난 가운데 관련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비비드=볼빅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자들은 비비드 컬러 골프공하면 볼빅을 연상시키며 골프공을 구입하지만 볼빅 측은 아직도 이를 구분할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이다.

골프업계에 따르면 볼빅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대표적인 골프공 브랜드인 비비드 상표의 독점적 권한을 잃은 것이 크다. 볼빅은 엑스페론골프를 상대로 낸 상표등록 이의신청 소송에서 기각당했다. 특허청은 지난 4월 엑스페론골프가 출원한 상표인 엑스페론 비비드와 엑스페론 파스텔을 등록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봤다.

판단은 비비드와 파스텔이라는 명칭을 회사이름과 떼어서 특정 회사나 제품을 지칭하지 못한다는 것이 근거로 작용했다. 볼빅은 2013년 10월 8일 Volvik Vivid를 상표 등록했고, 엑스페론골프는 2017년 8월 11일 'xperon vivid'를 등록했다.

사진=허홍국 기자

볼빅 입장에선 특허청 판단이 뼈아프다. 주력 상품인 비비드라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2008년 설립 후 수년간 공을 들여왔는데 수포로 돌아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무광택 컬러 골프공 특허가 취소됐다.

볼빅이 주력 상품인 비비드를 독점으로 쓸 수 없게 되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고 있다. 비비드 하면 볼빅이라 여기고 골프공을 구입했지만, 아닌 경우가 있는 탓이다. 이런 사례는 엑스페론골프 비비드를 구입한 경우다. 이는 시장 혼란만 가중되는 꼴이다.

볼빅은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데도 특별한 액션을 취하고 있지 않다. 대응방안을 내부적으로 만지작거릴 뿐이다. 볼빅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아직 특별한 액션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관련 사항을 내부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볼빅은 빠르면 올해 연말 안에 대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하지만 소비자의 혼돈이 시장에서 오는 등 상황이 바뀐 만큼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최근 거리 측정기, 레인지 파인더 볼빅 V1을 출시하고 국내 골프환경에 적합한 스포츠 카트백을 시판하는 노력도 좋지만 주력 상품명이자 핵심 상표인 비비드의 시장 혼란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볼빅 문경안 회장은 지난해 말 한 언론사에서 글로벌 브랜드가 대한민국에서 나와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글로벌 브랜드에 앞서 안방 사수도 고려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