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벌레 나온 한국하겐다즈 대주주...배당은 억척 챙기고 사회적 책임은 시늉만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남타워 6층 한국하겐다즈 본사(왼쪽)과 인천 중구 운서동 샤프도앤코코리아 본사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과 하겐다즈 애벌레 사태와 관련해 샤프그룹 백종근 회장과 백순석 사장 오너 부자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 부자는 기내식업체 샤프도앤코코리아와 글로벌 아이스크림회사 한국하겐다즈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백종근 회장의 아들 백순석 사장은 금호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의 중심에 서 있는 샤프도앤코 겸 샤프에비에이션케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샤프그룹 오너 부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것은 금호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으로 샤프도앤코 협력업체 화인 CS대표가 스스로 세상을 등지면서 갑질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교롭게 아이스크림 업계 1위 하겐다즈 애벌레 사태 이후 이들이 대주주란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에 철사 이물질이 지난 19일 발견되면서 샤프그룹 백종근 회장 일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대주주로서 배당은 통 크게 받아 가고, 사회공헌은 저조한 두 얼굴을 가지고 있고, 기부금도 찔금 수준에서 맴돌아 도덕적 해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국하겐다즈 본사 입구. 사진=허홍국 기자

샤프그룹 곳간 역할하는 하겐다즈

관련업계에 따르면 샤프그룹 곳간으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업계 1위 한국하겐다즈가 지목받고 있다. 백 회장 부자가 주식 전체의 50%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서 높은 배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하겐다즈 지난해 배당성향은 72.5%다. 이는 작년 시중은행 평균 배당성향 20% 초반대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2016년 배당성향은 무려 90.9%다. 한국하겐다즈 주식 보유 비율은 Haagen-Dazs Nederland N.V. 50%, 백종근 회장 26.56%, 백순석 사장 23.44%이다.

반면 하겐다즈는 사회공헌과 기부금엔 인색하다. 사회공헌은 매년 4월 우면산 자연생태공원 일대 환경 보호 운동에 한정돼 있다. 이런 사실도 취재를 통해 밝혀진 것이다. 최근 하겐다즈 홍보대행사를 맡았던 한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홍보업무 수탁 기간 사회공헌과 관련된 보도 자료를 생산한 적이 없고 신제품 출시 자료만 생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겐다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제너럴 밀스 코리아측은 제너럴 밀스 인터내셔널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생각은 크게, 실천은 여기서(Think Global, Volunteer Local)’ 캠페인의 일환으로 2010년부터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해왔다.

하지만 26년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업계 1위를 유지하며 수익 내는 업체로서 사회적 책임은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기부금은 더하다. 수십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기부금은 1000만원을 넘긴 적이 없다. 지난해 기부금 총액은 134만원에 불과했다. 하겐다즈 지난해(2016년 6월~2017년 5월)실적은 매출 508억원, 영업이익 9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낸 기부금 총액은 563만원 가량이다. 현재 1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를 종합하면 백 회장 부자는 경영자이지만 하겐다즈 대주주로서 배당에만 관심이 있을 뿐 투자자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엔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샤프도앤코코리아 본사. 사진=허홍국 기자

금호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시발점

금호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의 시발점도 샤프에비에이션케이로 점철되는 샤프그룹에서 시작됐다. 금호아시아나가 2003년 LSG코리아측과 15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한 계약을 2년 전 파기한 뒤 6월말 만료되자 샤프그룹 계열사 샤프도앤코가 임시로 기내식 업체로 들어오면서 대란은 예고됐다.

샤프도앤코 하청 업체 화인CS 생산능력은 일일 3000식에 불과했는데 금호아시아나의 주문량은 3만 식이었기 때문. 여기엔 3개월 임시 계약이라 투자비용이 회수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화인CS측 고민도 있었다.

화인CS 대표는 7월 1일부터 기내식 대란이 발생하자 그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금호아시아나 측은 납품 차질이 포장 수송이 익숙하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내식 대란과 연관성을 부인한 것이다. 화인CS는 조리된 음식을 식판에 담고 배열하는 업체로 샤프도앤코 하청업체였다.

기내식 대란이 불거진 후 갑질 계약 의혹이 불거졌다. 금호아시아나와 샤프도앤코가 국제선에서 기내식 공급이 15분이 지연되면 취급 수수료의 100%를 샤프도앤코에게 지급하지 않고 30분 이상 늦어지면 전체 음식값의 50%가 삭감되는 계약을 맺어진 것으로 한 일간지의 보도로 알려진 것이다.

결국 금호아시아나 → 샤프도앤코 → 화인 CS로 이어지는 갑질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통상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이런 계약을 맺을 경우 그 부담은 해당 중소기업 하청업체들에 연쇄적으로 전가되는 게 일반적이다. 샤프도앤코 역시 그럴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지만 샤프도앤코 측은 이런 의혹을 부인했다. 기내식 업계의 다른 계약들에 비해 관대한 수준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화인 CS와 계약서를 공개하지 않은 이상 이 같은 의혹은 남을 수밖에 없다.

샤프그룹 모 회사인 샤프에비에이션케이. 사진=허홍국 기자

이에 대해 샤프도앤코 측에 CS 대표 유족들과 합의 여부와 외주 인력 비율에 대해 질의했지만 해당 회사 총무팀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샤프도앤코는 샤프그룹 모회사 격인 샤프에비에이션케이 백순석 대표이사 사장이 CEO를 겸직하고 있다. 백 대표는 두 회사를 번갈아 출근 중이다.

금호아시아나 기내식 대란의 중심에 선 샤프도앤코는 샤프에비에이션케이가 2016년 설립했다. 샤프에비에이션케이는 1969년 9월 9일에 설립돼 항공기지상조업 및 항공기 정비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고, 본사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하고 있다.

계열사로는 샤프도앤코 외에 샤프티이씨앤엘(여행업), 샤프엘빗시스템즈에어로스페이스(항공기부품 제조업), 샤프테크닉스케이(항공기 정비업), 샤프에스이(온라인정보 제공업) 등을 두고 있어 샤프그룹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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