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논의도 사라지고, 각 후보별 ‘득표력’에 시선집중

민주당 당대표 예비 경선 선거인 명부. 사진=문서 캡처 및 수정 김병건 기자

[민주신문=김병건 기자] 날씨만큼 뜨거운 민주당 당 대표를 향한 레이스가 한창이다. 출마자들 면면을 본다면 누가 당 대표가 되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후보 모두 능력과 자질을 가졌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아직도 고공 행진 중이고 국정 동력도 문제가 없다. 더욱이 야당도 내부적 문제로 인해서 한동안은 안정적으로 국정의 한 축으로 이끌어갈 수 있기 때문에 누구에나 욕심 날만 하다. 

이번 당대표 경선은 임기 말까지 큰 선거 일정도 없어 자칫 선거에 대한 책임도 사실상 피해 갈 수 있다. 여기에 21대 총선의 공천권 행사가 가능한 당대표이니만큼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집권여당 당 대표자 일 것이다. 8명의 후보 가운데 대부분 범친문으로 분류되고, 비문 후보들도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어문'(어쩌다 친문)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승부는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단두대 매치

참여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이해찬 7선 의원, 당 수석 대변인을 지낸 박범계 의원, 참여정부에서 부총리를 역임한 김진표 의원, 행자부 장관과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두관 의원, 인천시장을 역임한 송영길 의원,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최재성 의원, 원내대표를 역임한 이종걸 의원, 민평계 단일 후보인 이인영 의원까지 모두 8명의 후보가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8명 중 3명을 가리는 소위 예비경선(일명 컷오프 cut-off)을 26일 2시에 실시한다. 결정은 통상 중앙위원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투표(터치 방식)로 결정된다.

변수1 

중앙위원은 지역위원장 253명,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장이 157명이다. 거기에 각종 당 고문 및 고위 당직자 까지 총 인원이 437명이다. 일부 중앙위원 명단으로 606명짜리 명부도 있지만, 그 문서는 일부 중앙위원 자격이 박탈 된 사람이 포함돼 있고 민주당 중앙당에서 확인된 인원은 437명이다. 당 선관위에서 배포했던 중앙위원 명단에서 과거에 비해서 다른 점은 ‘직능위원장’이 중앙위원에서 삭제됐다는 점이다. 

이들 중앙위원의 표심이 대단히 중요하게 됐다. 아무리 대중적 지지도가 높고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다고 할지라도 중앙위원들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본선에 올라가 보지도 못한다. 민주신문에서 확인한 결과 일부 후보측은 이 606명으로 된 명부로 선거 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2 

예비경선과 같은 날 1시에 민주당 기초단체장 협의회 회장 선출이 예정돼 있다.

이는 ‘참 좋은 지방정부 위원회’라 불리는데 그동안 회장의 의중이 잘 반영돼 조직적 투표를 해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최고위원에 출마한 황명선(논산시장 3선)이 단수 후보로 출마했다. 원외 단체장들의 표심이 100% 특정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초단체장만 무려 151명으로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됐다. 황 시장은 90년대 중반부터 이해찬 의원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3 

437명 모두가 투표하면 좋겠지만 그동안 당 대표 선거 참여율은 대략 80%수준이었다. 이번 당대표 예비경선에서는 그 열기 때문인지 각 후보 측은 참여율이 90% 내외를 예상하고 있다. 그럴 경우 대략 390명 내외가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찌감치 출마 선언을 한 후보들은 그래서 중앙위원을 개별적으로 만나 설득하고 있다. 예비경선을 준비하는 한 후보 측 보좌관은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대략 360명에서 385명 정도 투표에 참여 할 것으로 판단하고 우리를 지지하는 중앙위원이 반드시 참가하도록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 측 관계자는 “중앙위원이 서울과 수도권에 많이 있어서 서울·경기·인천 지역 모든 중앙위원을 다 만나서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번 대표 경선에서 단 1표 차이로 고배를 마신 송영길 후보 측도 중앙위원들에게 “지난번에 1표 때문이었다. 당신만 우리에게 투표하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는 논리로 설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지역에서 앞서가는 것으로 알려진 후보 측 인사는 “23일 오전까지 봤을 때 1강 4중 2약 정도로 판단하는데 문제는 김두관 후보 측이 PK 지역과 경북지역 지역위원장의 지지가 높아 우리도 긴장하고 있다” 며 “상대적으로 대부분의 후보들이 서울 경기권이 아니면 소위 ‘서해안 라인’에 집중하는 상황이라 우리도 정확하게 예측을 하지 못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거의 모든 후보 측은 소위 3위 당선권을 90표 내외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접전에서는 의외로 80여 표 내외의 득표로도 3위권에 들어가고 2위부터 5위까지의 표차가 아주 근소할 것이라는 예측도 하고 있다. 그래서 유독 그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차기를 위한 전초전

이번 민주당 당 대표가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왜 이렇게 뜨거운 것일까? 여의도 정가에서는 이번에 당대표에 출마한 중진들 모두가 다음 대선에 후보로 나올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 집중한다. 일각에서는 그래서 단일화 논의도 사라졌다고 보는 것이다. 즉 각자 모든 후보의 소위 ‘득표력’을 보자는 것이다. 1위로 당 대표가 되는 것도 좋겠지만 상당한 표심을 얻어서 2위 또는 3위를 하는 순간 당내에서는 유력한 대권 후보가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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