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대신 투자유치로 선회...한투금융·메리츠종금·키움 등 관심 드러내

매각을 진행했던 MG손해보험이 투자유치로 전환하면서 대형 금융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MG손해보험이 금융권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매각에 난항을 겪던 MG손보가 돌연 투자유치로 방향을 선회하자, 대형금융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매각 대신 투자유치에 나선 MG손보에 여러 대형금융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해 메리츠종금증권이 투자자로 나섰고, 키움프라이빗에쿼티와 자산운용사 WWGE는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전에 참여했다. 여기에 오릭스PE와 미래에셋대우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자의사를 보였다. 

매각조차 힘겨워하던 MG손보가 이처럼 금융사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금융권에서는 MG손보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서 투자 부담이 낮고, MG손보의 걱정거리였던 자본건전성과 당기순손실이 바닥을 쳤다고 분석되기 때문에 대형 금융사들이 투자에 나서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유치는 총 2500억원 정도로, 유상증자에 1500억원이 사용되고, 자베즈파트너스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1000억원이 투입된다. 사실상 경영권은 자베즈가 그대로 행사하면서 유상증자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MG손보가 향후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고 금융사들이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투자유치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는 170%대로 올라선다. 

이전까지만 해도 MG손보는 매각대상으로 평가받아왔다. 실제 MG손보의 최대주주인 자베즈는 JKL파트너스와 최근까기 매각협사을 진행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자베즈는 지난 2013년 NH농협은행·새마을금고·한국증권금융 등 대주단으로부터 지분을 담보로 900억원의 대출을 받아 MG손보(당시 그린손해보험)를 인수했다. 

하지만 대출당시 MG손보의 RBC비율을 150%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2016년 말 150%이하로 내려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대주단은 이 약정을 근거로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MG손보 지분매각을 결정했고, 매각절차가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MG손보가 매각이 아닌 투자유치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새로운 투자자들이 나서 자금을 투자해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실행하게 되면 기존 대주단을 차입금을 돌려받게 되기 때문에 경영권을 매각할 수 없게 된다. 대신 새로운 투자자들은 자베즈를 통해 현재처럼 MG손보를 경영할 수 있게 돼 인수부담에서 벗어나고, 지급여력도 높일 수 있다. 

또한 덩치불리기에 나선 금융그룹들이 손해보험사 인수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어 이후 높은 가격에 MG손보 지분을 매각할 수 있어 높은 투자수익도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신규투자사들이 차후 투자금 회수가 아닌 지분을 넘겨받는 방식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MG손보는 현재 RBC비율이 낮아 부실한 회사로 평가받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로 전환됐고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자본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어 덩치가 큰 금융사들에게 있어서는 매려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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