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TRG에 인수된 후 5배↑...인수검토했던 글로벌 투자자들, 실사 후 발빼

경기도 이천시에 자리한 bhc 푸드팩트리 공장. 미 TRG가 지분 100%를 보유한 bhc는 최근 국내 대형 사모펀드와 글로벌 투자사의 실사까지 받았지만, 고가의 몸값에 매각이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bhc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치킨업계 2위 기업 bhc가 새주인 찾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모펀드(PEF)에 인수된 후 기업가치가 무려 5배나 올랐고, 매출액도 크게 늘었지만 몸값이 올라가면서 인수후보였던 사모펀드들과 글로벌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bhc 인수에 나섰던 국내 대형 사모펀드와 글로벌투자업체들이 실사 이후 결국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bhc의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TRG(로하틴그룹)측은 현재까지 매각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제값을 지불해줄 매수자찾기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TRG의 bhc 매도전략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TRG가 bhc를 인수한 후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기업가치 역시 상당히 높아졌지만, 그만큼 덩치가 커지면서 경영권 인수에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여기에 정부의 골목상권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적인 부담요소들도 매각의 불안요소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란 업종의 특성상 대기업이 진출하기가 어렵고, 규제가 심하다"면서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시너지효과도 확신할 수 없어 투자자입장에서는 인수에 상당한 부담이 느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bhc는 TRG에 인수된 후 기업가치가 무려 5배나 늘어났다. bhc는 지난해 매출액은 2391억원에 영업이익은 648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12%, 207% 증가했다. 통상적인 기업가치 측정법인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고려하면 2013년 TRG가 bhc의 인수한 가격(1200억원)의 5배에 달하는 최대 6000억원의 평가결과가 나온다. bhc의 기업가치가 단 5년만에 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문제는 이처럼 기업가치가 높아지다보니 경영권 인수에도 최소 수천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당연히 적당한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반면 TRG는 펀드 만기가 도래하고 있어 bhc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bhc를 TRG에 매각했던 BBQ의 재인수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bhc와 BBQ가 현재 수천억원대의 소송전을 펼치고 있어 두 회사간의 거래는 불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모펀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이 외식 및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인수했던 것은 1세대 창업자들이 좋은 사업내용을 갖고 있음에도 제대로된 재무구조나 기업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사모펀드들이 이를 포착하고 뛰어들었던 것"이라며 "현재상황만 보면 프랜차이즈 업종 차제가 이미 포화상태고, 정부의 정책도 규제일변도라 성장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TRG의 bhc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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