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최근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문재인 정권의 합리적인 평화는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 어떤 정권에서도 상상하지도 못할 남북관계에 대한 지평을 연건 사실이다. 보수 우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조차 이번 남북관계에 대한 국정 기조는 참으로 감동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그런데  국민들의 감동에 소리가 없다.

눈으로 감동하고 마음에서 제대로 남북관계의 평화공전에 벅차오름이 없다. 국민이 너무 허기져서 그렇다.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들의 남한의 국민들은 배고픔에 아사 직전인데 문재인 정권은 배가 고프면 어때 남북이 평화로우면 되는거지 하며 안빈낙도를 유희하고 있다. 안빈낙도(安貧樂道), 조선시대의 부자 지주가 강화도에 가서 낯설은 채식을 즐기며 ‘아, 정도면 살만하네.’ 라고 지껄이는 수준의 드립에 불과하다. 

김영삼 정권에 ‘굶으면 확실히 죽는다’는 말이 떠오른다. 가난한 국민들에게는 통일도 국민적 단합도 소급적인 무효이기 때문이다. 본래 안빈낙도는 공자의 제자 안회의 삶을 가리키는 말로 가난해도 그것이 절대적 공공선이라면 할 말이 없음이라는 공자의 말이다.

그것을 주희(朱熹)를 포함한 성리학자들이 모두가 가져야할 절대선 개념으로 만들었지만 실은 공자가 선량한 안회를 보고 답답한 모습을 꾸짖음을 마르크스가 교묘하게 사용한 이론이다. 지금 이 정권에서는 계급을 뺀 혁명적 마르크스의 붐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아사하고 있는 국민의 마음에는 낭만적 로맨스보다 곳간에 쌀이 먼저임을 알아야한다.

쌀뒤주가 비어 있어도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곳곳한 선비의 정신을 지키며 살았던 그는 성인의 도를 구현한 것이다. 일반의 사람들은 성인이 아니다. 자신은 물론 아이와 아내의 배고픔은 이성을 잃게 한다. 처지의 비관은 물론 삶의 의지마저 저버리게 만드는 무서움이다.

국민이 새로운 정권에 표를 찍어주었을 때는 현재 사는 삶보다 더 나은 삶을 기대한다. 그들이 내세운 공약 역시 지금보다 나은 인프라와 혜택을 내세웠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현실을 뒤로 하고 떡 줄 사람의 온전한 의사의 진의파악도 안되는 평화 공세로 나라 안팎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한번 바닥을 치면 지금만큼 올라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이미 탄성을 잃은 산업도 그렇고 국민 역시 스스로가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상황이다.

사고가 나면 제일 중요한 것이 골든타임에 출동하여 구조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골든타임, 즉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지나면 피해자는 극복할 수 없는 치명적인 상흔을 갖거나 목숨을 잃게 된다. 우리 경제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아직 탄성을 가지고 있을 때 뛰어오를 여건을 만들어 줘야한다. 모두 잃어버린 상황에서 뒤늦게 심폐소생술을 벌이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한 생명을 건져올릴 수가 없게 된다.

외부 환경을 탓하거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주어진 대로 환경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무념무상의 도를 만나는 삶은 일반인에게는 불가능한 삶이다. 환경은 바꿀 수 있고 처지 역시 변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 경제는 다음 단계로의 도약을 해야하는 과도기이다.

때문에 다른 어떤 때보다 도약의 방법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알 수 없는 상대의 평화의 제스처에 흥분할 것이 아닌 먼저 우리의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 먼저이고 발전의 도약대를 놓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평안한 마음으로 남북의 평화를 만나는 것이 국민을 지키는 국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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