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못말리는 부동산사랑...'신세계프라퍼티'는 주요 상권 부동산 매입 나서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지난 2월 한남동에 110억원대 단독주택을 매입했다. 왼쪽부터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신세계그룹의 각별한 부동산 사랑이 재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오너 일가가 한남동 일대에 자택을 새롭게 매입하면서 이른바 '한남동 신세계타운'을 완성하는가 하면, 스타필드를 통해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주요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전국 주요 상권의 부동산을 잇달아 매입하고 있어서다. 

오너 일가 모두 한남동 집결

17일 재계에 따르면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지난 2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에 단독주택을 110억원대에 매입했다. 정 총괄사장이 매입한 단독주택은 어머니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자택 바로 옆으로 정 사장이 소유한 한남동 자택과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있다. 

주목할 점은 새로 매입한 정 총괄사장의 주택에서 한 블록 위에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자택도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 부회장은 한남동 자택을 지난해 9월 신축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체들에 따르면 신세계 오너 일가는 한남동 일대 부동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 총괄사장은 이번 단독주택 매입을 통해 한남동 일대에만 3개 주택 대지(5개 필지)를 보유하게 됐다. 

오빠인 정 부회장도 지난해 9월 자택을 신축하며 한남동 대열에 동참했다. 당초 정 총괄사장은 정 부회장과 함께 대지 일부를 소유했지만, 올해 1월 대지지분을 오빠에게 161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매각자금으로 2월 새 주택을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와 관련 "신세계그룹 오너 일가가 한남동에 신세계타운을 완성했다"면서 "삼성그룹 역시 이건희 회장의 이태원동 자택을 중심으로 자제들이 모두 기거하고 있어 부동산에 대한 범삼성가 특유의 관심이 엿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요상권 부동산 빨아들이는 신세계그룹

한남동일대 부동산을 잇달아 사들이는 오너처럼, 신세계그룹 역시 전국 주요 상권의 부동산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있다. 경쟁사들이 잇달아 점포를 매각하거나 매각 후 재임대에 나서는 것과 전혀 다른 행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의 부동산개발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매장 건설을 위해 2013년부터 인천 청라, 경기 안성, 경남 창원 등에서 부지를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마치 1990년대 초반 이마트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나설 때와 비슷한 모습이란 분석이다. 

부동산을 사들이는데 사용된 재원은 외부 투자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1조원대의 자금이 소요된 스타필드하남은 글로벌 쇼핑몰운영업체인 '터브먼'의 자회사인 '터브먼아시아'의 자금을 절반 가까이 활용했다. 스타필드고양에서는 국민연금 산하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자금이 전체 투자금액의 49%에 달했다. 현재 토지만 확보한 지역에도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3750억원을 사용했을 정도다. 

신세계그룹의 이 같은 행보는 업종이 유사한 경쟁사들과는 확연히 반대되는 모습이다. 경쟁사인 롯데쇼핑은 2014년 이후 백화점과 마트 관련 부동산의 매각에 나서, '세일 앤 리스백' 형태로 토지와 건물을 처분하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연내 40개의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한 3조8000억원 규모의 리츠를 설립해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런 점 때문에 재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의 행보를 기대반 우려반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 경쟁사들이 모두 자산을 유동화하고 있지만 신세계그룹만 나홀로 유통채널 확대전략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의 채널확대 전략이 성공할 경우 유통업계의 리딩기업이 될 것이 확실하지만, 실패하거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그룹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