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면세점 강화 신세계, 호텔신라와 진검승부...정용진 식품부문 강화 CJ 아성에 도전

신세계그룹 3세 정용진, 정유경 남매가 호텔업과 면세점, 식품 사업을 강화하면서 사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과 경쟁구도를 만들고 있다 (왼쪽부터 정유경 정용진 이부진 이재현).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면세점에서 호텔, 식품까지?

신세계그룹 3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의 행보가 재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호텔과 면세점, 그리고 식품부문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면서 사촌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라이벌구도를 만들고 있어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남대문에 부띠끄호텔 레스케이프을 선보였다. 기존 조선호텔과 더불어 호텔업을 강화한 것이다. 이에 앞서 신세계는 인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입찰에서 참가해 낙찰자로 선정됐다. 지난해부터 역량을 집중시켜왔던 식품부문은 '피코크'란 브랜드 아래 HMR(간편조리식)을 잠식하면서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재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최근 강화하거나 신규로 진출하는 사업부문의 경쟁자를 주목하고 있다. 호텔 및 면세점의 경우 같은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삼성그룹 계열 호텔신라와 라이벌구도를 구축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식품부문에서는 전통의 강자인 CJ그룹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이에 "사촌간인 삼성가 3세들이 사업에서는 경쟁구도로 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호텔·면세점 강화, 호텔신라 아성 흔들까

신세계그룹은 최근 호텔업과 면세업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원래부터 운영해왔던 웨스턴조선호텔에 이어 이달 중순 최고급 부띠끄호텔 개장을 예고했고, 지난달에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사업자로 신규 선정됐다. 

새롭게 선보이는 신세계그룹의 '레스케이프'호텔은 프랑스 파리를 모티브로 했다. 호텔 규모가 크지 않지만, 독특하고 개성있는 디자인과 인테리어로 차별화를 추구한다는 전략이다. 레스케이프호텔은 지상 25층에 총객실 204개실로 부띠끄호텔 중에서는 큰 규모다. 80여개의 스위트룸과 다양한 스타일의 레스토랑, 바, 피트니스센터, 스파시설, 이벤트룸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레스케이프호텔의 김범수 총지배인은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호텔을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의 부띠끄호텔 진출로 업체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호텔업계는 현재 롯데그룹 계열의 호텔롯데가 총 16곳을 운영 중이며, 삼성그룹 계열의 호텔신라가 13곳을 운영 중이다. 

이중 신세계그룹의 레스케이프호텔은 입지만 보면 호텔롯데와의 경쟁이 예상되지만, 지점을 확장할 경우 호텔신라의 신라스테이와 진검승부를 벌이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 역시 당장은 아니지만 지점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신세계는 롯데면세점이 반납했던 인천공항면세점 제1터미널 면세사업권도 지난달 획득했다. 이에 신세계는 DF1구역부터 DF5구역을 모두 차지하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가 인천공항 면세점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면세구역 획득을 통해 신세계면세점의 점유율 기존 12.7%에서 19%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전문가들은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을 획득하게 되면서 호텔신라 계열 신라면세점과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42%에 달하던 절대강자 롯데면세점의 점유율이 35%로 줄어들고 대신 신라면세점 29.6%, 신세계면세점 19%이 점유율을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은 2위 업체인 신라면세점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입을 모았다. 

전통강호 CJ그룹 위협하는 진격의 피코크

정유경 사장이 호텔·면세점에서 사촌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면,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은 식품 부문에서 사촌형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추격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독자브랜드인 '피코크'를 통해 약 1000여종의 HRM(가정식간편조리식) 제품을 선보이며 식품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피코크는 지난해에만 약 2400억원대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냉장식품으로 출발한 피코크는 정 부회장의 각별한 관심을 받으며 공격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온제품까지 추가하며 신세계그룹의 대표 식품브랜드로 성장 중이다. 

피코크가 대박을 내자 신세계그룹은 계열사인 신세계푸드를 통해 '올반'이란 이름으로 HMR시장에 진출하며 종합식품업체로의 성장을 예고했다. 정 부회장은 2023년까지 신세계푸드의 매출액을 5조원대로 키우겠다고 밝힌 것. 이를 위해 지난해 9월에는 오산공장 부근에 추가 부지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CJ그룹이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H&B(헬스&바이오)분야에도 진출했다. 과거 분스(Boons)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H&B시장에 진출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못했던 신세계는 지난해 말 글로벌 브랜드인 'Boots(부츠)'라는 브랜드로 H&B업계로 돌아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및 대형마트가 주력이었지만, 3세들이 경영전면에 나서면서 면세점과 호텔업, 식품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사촌간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경쟁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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