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브랜드전략 맡는 이경후...장남 이선호 지주사 및 식품계열서 경영수업 

CJ그룹이 1일 출범한 CJ ENM의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이경후 상무(왼쪽)를 발령내면서 이재현 회장의 자녀들(이경후-이선호 부장)이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남매경영은 계속된다?

CJ그룹(이재현 회장) 3세들이 경영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지난 1일 출범한 CJ ENM의 브랜드전략 담당 상무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인 경후씨를 발령냈다. 이에 따라 이 상무는 CJ(주) 미국지역본부 마케팅팀장으로 근무하다 4년만에 귀국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CJ그룹 3세들이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상적인 호흡을 통해 CJ그룹을 키워냈던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처럼, 다음세대에서도 '남매경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국내 최초 융복합커머스기업 맡게 된 장녀 이경후 상무

CJ오쇼핑과 CJ ENM을 합병시켜 탄생한 CJ ENM은 국내 최초의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이다. CJ그룹은 오는 2021년까지 CJ ENM을 연매출 11조4000억원대의 글로벌 콘텐츠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그룹의 역량을 모두 쏟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총수 일가인 이경후 상무가 브랜드전략을 총괄하게 된 것 역시 이 같은 CJ그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CJ ENM의 성장에 대한 CJ그룹의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콘텐츠커머스 기업 CJ ENM의 브랜드 전략을 총괄하게 된 이경후 상무는 미디어 및 마케팅 부문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석사를 마치고 2011년 CJ(주) 사업팀 대리로 CJ그룹에 합류한 후, CJ오쇼핑의 상품개발과 방송기획 등을 거쳐 2014년부터는 CJ 미국지역본부에서 마케팅팀장으로 일했다.

지난해 3월에는 상무대우로 승진했으며, 8개월만인 11월 상무로 다시 승진을 거듭했다. 미국지역본부에서는 식품과 물류, E&M 등 북미사업 전반의 마케팅 전략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상무는 미국에서 마케팅팀장으로 일할 당시 비비고만두 마케팅을 맡은 후 미국 만두시장에서 1위를 달성했으며, 한류행사 K-CON을 역대 최대규모로 성사시키는 등 다양한 능력을 보여줬다"면서 "CJ ENM이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을 지향하는 만큼 특별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여겨져 이 상무가 적임자로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식품 및 지주사에 집중하는 장남 이선호 부장

경영전면에 모습을 드러낸 이경후 상무와 달리 동생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아직까지 경영수업에 전념하고 있다. 이선호 부장은 2013년 CJ그룹에 입사한 후 CJ제일제당 마케팅파트 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CJ그룹이 이경후 상무와 이선호 부장의 역할을 분담한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디어·커머스 사업부문은 이경후 상무가 맡고, 식품 및 지주 사업은 동생인 이선호 부장이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과거 미디어·엔터 사업을 이미경 부회장이 맡고, 식품·바이오 등 주력사업을 이재현 회장이 맡던 '남매경영'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3세 경영을 위한 승계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재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긴 했지만, 아직 대외활동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회장의 부재시 그룹의 사령탑을 맡아왔던 손경식 경총 회장 역시 고령인 관계로 이번 인사를 통해 3세승계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CJ그룹의 3세경영이 아직 이르다는 견해도 있다. 아직까지 CJ그룹의 경영권이 집중된 CJ(주)의 주주명부에 3세들의 이름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3월31일 기준 CJ(주) 최대주주는 이재현 회장(42.08%)이며, 3세 중에서는 이경후 상무(3만7485주)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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