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한 60만주는 증여세 납부 용도...증여지분 활용해 오리온홀딩스 주식매입할 듯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지난달 27일 주력계열사인 오리온의 지분을 자녀들에게 증여 및 매도했다. 사진=오리온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오리온그룹이 3세 경영 준비에 나섰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시간외 매매로 오리온 주식 60만3300주를, 증여로 61만9780주를 각각 처분했다. 담 회장이 증여한 주식 중 18만5934주는 장녀 경선씨에게, 43만3846주는 장남인 서원씨에게 각각 증여됐다. 

담 회장은 이번 증여 및 매매를 통해 오리온그룹의 핵심계열사인 오리온의 지배력이 줄어들었다. 담 회장이 보유한 오리온 지분은 142만750주에서 19만7670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서원씨는 48만6909주의 오리온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서 지분율 1.23%를 보유한 3대주주로 올라섰다. 경선씨 역시 23만8997주를 보유해 4대주주가 됐다. 

오리온그룹 측은 "오리온의 주가가 계속 상승 중이어서 증여를 서두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증여 외에 시간외매매한 60만3300주는 증여세 납부에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이번 증여를 오리온그룹의 경영권승계와 연관시키고 있다. 아직 20, 30대 초반인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지는 않겠지만, 3세 경영을 위한 포석으로 이해된다는 견해다. 실제 담철곤·이화경 회장의 자녀인 경선씨는 2010년 오리온 입사 이후 재단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서원씨는 중국에서 유학중인 상태로 학업에 집중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오리온그룹 총수일가가 그룹의 주력사인 오리온의 지분을 증여받은 만큼 향후 이를 활용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기반을 닦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사용하거나, 장기적으로 상속세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오리온그룹의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3월31일 기준 이화경 회장이 2044만1121주를 보유하며 지분 32.63%를 가진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대주주는 남편인 담철곤 회장으로 전체 지분 중 28.73%를 보유 중이며 경선씨와 서원씨가 1.22%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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