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스마트폰·5G 장비 국내 미칠 영향 관심…AS·보안 이슈 논란 급증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최근 중국 통신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는 최근 국내 이동통신 3사와 협상을 완료하고 다음 달 중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샤오미가 국내 이통사와 계약해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올라선 화웨이는 앞선 기술력과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5G 통신장비 시장을 노리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도 국내에서 출시하고 있다.

특히 에릭 쉬(Eric Xu)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상하이’에 참석해 “5G 기술사용과 관련한 특허비용을 4G에 비해 대폭 낮추겠다”고 밝혀 매우 공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국내 이통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더구나 지난 18일 5G 주파수 경매까지 끝난 상황이어서 5G 통신 장비 선정만 남은 상황이다. 하지만 화웨이 외에 뚜렷한 두각을 보이는 업체가 없어 내부적으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아직 장비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상하이를 방문해 직접 화웨이 부스를 찾을 것으로 보여 5G 통신장비 구축과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미 4G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만큼 5G 역시 화웨이 장비 도입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MWC 상하이에 참석한 권영수 부회장 역시 “화웨이가 5G 장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것 같다”며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것 같다”라고 말해 사실상 화웨이의 5G 장비 도입을 공식화했다.

경기도 한 아파트 옥상에 설치돼 있는 LG유플러스 화웨이 중계기. 사진=조성호 기자

이처럼 중국 통신 업체들이 예전과 달리 공격적으로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국내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선 샤오미의 경우 생활가전 용품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가성비가 좋다’라는 이미지로 국내 점유율을 끌어 올리고 있지만, 이와 달리 프리미엄급 고가 폰 위주인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저가 이미지로는 한계가 있다는 견해다.

더구나 삼성과 LG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샤오미나 화웨이의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의 저가형 스마트폰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어 ‘외산폰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또한 부족한 사후서비스(AS) 망도 국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샤오미 스마트폰을 공식 수입하는 지모비코리아는 국내 아이나비 AS 망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수리가 가능한 아이나비 AS 센터는 광역시를 중심으로 전국에 10개 매장에 불과하다. 때문에 전주에 거주하는 샤오미 스마트폰 이용자는 수리를 하기 위해서는 광주나 대전으로 가야한다.

화웨이는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화웨이는 국내 외산폰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에 직영 A/S센터 1곳을 운영중이며, 이를 포함해 전국 66개의 서비스 센터를 운영중이다. 화웨이는 동부대우전자서비스와 TG삼보의 AS망을 활용하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직영서비스 센터와 전국 대리점의 서비스는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지원되고 있다”면서 직영서비스 확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화웨이의 5G 장비는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에 있어 매력적이지만 보안 이슈와 기술 종속 우려가 높아 국내 이통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더라도 매우 한정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미칠 수밖에 없는 화웨이 장비가 각종 정보수집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역시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화웨이 장비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최근 호주 정부는 화웨이의 5G 장비 입찰에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한 발 더 나아갔다.

화웨이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보안 문제는 전혀 없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피터 조우 화웨이 무선 네트워크 마케팅책임자(CMO)는 상하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화웨이는 지난 수십년 동안 많은 제품을 제공했으며 각 나라와 통신사가 원하는 보안 요구 사항을 엄격히 지켰다”고 강조했다.

숀 멍 한국화웨이 최고경영자(CEO) 또한 “한국에서 보안 문제를 우려하고 있는 것을 많이 들었고 화웨이도 보안에 매우 신경쓰고 있다”며 “이미 특정 통신사와 협력해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보안 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다는 사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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