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도입한 플랫폼, 고수수료 보수 받는 맥쿼리에 제동...맥쿼리 "수익률 안정성 높다"

토종 헤지펀드 플랫폼파트너스가 글로벌금융사인 맥쿼리그룹(사진) 산하 맥쿼리인프라펀드의 자산운용사 교체를 요구해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과도한 수수료 책정과 방만경영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맥쿼리자산운용을 교체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가 토종 헤지펀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금융사로도 잘 알려진 맥쿼리그룹의 펀드운용 시스템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종 헤지펀드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그룹의 '맥쿼리 한국인프라 투융자회사 펀드(맥쿼리인프라)'에 '법인이사 변경'을 통한 운용사 교체 건을 의안으로 주주총회 개최 요구서를 발송했다. 

맥쿼리인프라펀드의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에 과도한 수수료가 책정돼 방만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운용사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플랫폼은 2015년 설립된 5000억원 규모의 토종 헤지펀드다. 현재 맥쿼리인프라펀드의 주식 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플랫폼은 지난 5일 맥쿼리인프라펀드 이사회에 맥쿼리자산운용의 방만경영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공식 서신을 발송했다. 당시 플랫폼은 서신을 통해 ▲맥쿼리인프라펀드가 맥쿼리자산운용에 지급하는 운용보수는 현재의 1/10인 시가총액 대비 연 0.125%로 즉시 변경하고, 성과보수는 폐지한다 ▲천안논산휴게소의 현황을 파악해 원상복구 등 필요조치에 나선다 ▲자산의 임원, 수의계약으로 진행된 관리운영계약 등 주요계약의 계약상대방, 계약상대방의 주주, 계약조건, 절차의 투명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개선한다 등 3개 사항을 맥쿼리인프라펀드에 요구했다. 

하지만 맥쿼리인프라펀드는 이와 관련해 조치에 나서지 않았고, 결국 25일 플랫폼은 자산운용사 교체를 안건으로 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소집했다. 맥쿼리인프라펀드 정관에 따르면 주주 과반의 결의로 자산운용사 변경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은 현재 맥쿼리자산운용 대신 서신을 통해 제안했던 요구안과 유사한 운용보수를 제안한 코람코자산운용을 법인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정재훈 플랫폼 대표는 "맥쿼리인프라펀드에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포함한 요구사항을 건의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어 운용사 교체를 안건으로 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했다"면서 "맥쿼리인프라펀드의 주식 약 80%는 국내 기관 및 연기금이 투자한 만큼 맥쿼리자산운용의 불합리한 펀드운용은 주주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맥쿼리는 플랫폼이 맥쿼리인프라펀드의 구조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맥쿼리그룹 측은 "맥쿼리인프라펀드는 12개 자산을 모은 시가총액 3조원대의 대형 펀드"라며 "맥쿼리인프라펀드는 수익률은 2006년 상장 이후 연 9.2%를 기록해왔고, 배당수익률은 평균적으로 5~7%이 달해 안정성과 수익률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플랫폼이 맥쿼리인프라펀드의 주주들을 설득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교체를 안건으로 한 임시주총이 개최될 경우 맥쿼리자산운용 역시 현재의 보수체계를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맥쿼리자산운용이 맥쿼리인프라펀드를 통해 높은 배당률과 수익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자산구조를 보면 지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맥쿼리자산운용처럼 높은 수수료를 책정된 맥쿼리의 상장인프라 펀드들은 이미 2009년 이후 시장에서 대부분 퇴출돼 운용계약이 해지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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