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이사회 통해 확정...최초 재무라인 출신 구조조정 전문가, 신성장동력 관심

재계서열 6위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단독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을 24일 확정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재계서열 6위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을 확정했다. 

24일 포스코 이사회는 최 사장을 그룹의 회장 후보로 최종 확정하고, 7월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50년의 포스코 역사상 최초로 비(非)엔지니어 출신의 내부 회장이 탄생하게 된 셈이다. 

재계에서는 포스코의 차기 회장 후보로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내정되자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최 사장이 사실상 포스코그룹 내에서 비주류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포스코에 합류했다. 이후 그룹 내 재무라인으로 주로 활약했다. 포스코가 과거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을 요직에 기용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 이사회가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포스코 이사회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미래를 감안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넓은 시야와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사에게 그룹의 경영권을 넘겨야만 포스코의 미래가 빛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최 사장은 24일 차기 회장 후보로 선출된 후 "창립 5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일너 점에서 새로운 마음가짐과 신념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대대적인 변혁을 예고한 것이다. 

비주류 vs 구조조정 전문가

1957년생인 최 사장은 부산 동래고와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3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2000년 포스코가 민영화된 후 최초로 비서울대 출신이 회장 후보가 된 것이다. 최 사장은 포스코 입사 이후 재무·감사 등 그룹 내 요직을 거쳤으며,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을 지냈다. 2015년 7월부터는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아 비대해진 그룹의 구조조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최 사장이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내정되면서 포스코그룹은 구조조정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최 사장이 2015년 7월 가치경영센터장으로 부임한 후 포스코그룹 투자사업부문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당시 최 사장은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은 후 곧바로 철강산업 경쟁력 회복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기치로 내걸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핵심 사업부문과 자산을 매각하는 한편, 기존 사업부문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한 것.

그 결과 71개에 달하던 포스코그룹의 계열사는 절반 정도인 38개로 통합됐고, 해외계열사 역시 181개사에서 124개서로 줄었다. 7조원에 가까운 누적 재무개선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실제 포스코는 최 사장이 주도했던 구조조정을 통해 2014년 이후 3년만에 매출액 60조원대로 복귀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4조6218억원으로 2016년 대비 62.5%나 증가했다. 또한 그룹의 재무부담으로 작용했던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최 사장이 향후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사장이 포스코를 포함해 핵심 계열사로 불리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대우에서 전략과 재무 담당 임원을 역임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그룹 전체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계열사가 안고 있는 장단점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포스코의 한 내부 관계자는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재무통인 만큼 최 사장은 과거의 다른 회장들과 달리, 철강에 집중하면서도 혁신적인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사업 통해 100년 포스코 기반 닦을까

특히 2차전지를 비롯한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최 사장은 지난 2월 포스코켐텍 사장으로 선임된 후 2차전지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그는 남미와 호주 등 리튬 함유 염수와 광석 확로를 위한 사업개발에 참여하며 안정적인 원료 공급기반을 확보하는 한편, 양산체제를 위한 생산라인 구축에도 관심을 보였다. 최 사장은 차기 회장 후보로 선출된 후인 25일에도 2차전지 원료인 음극소재 생산을 위한 라인증설에 직접 참관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비엔지니어 출신인만큼 포스코의 주력인 철강에 대한 이해나 애정이 엔지니어 출신에 비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포스코 내부에서는 최 사장이 누구보다 포스코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 사장이 회장이 될 경우 역대 회장 중 최장 근속기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1983년 입사한 이래 현재까지 35년간 근무했는데, 역대 회장 중 근속기간에서 최 사장보다 더 길게 근무했던 이는 없다. 포스코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도 최 사장의 절반에 불과한 19.7년이다. 

최 사장은 회장 후보로 선출된 후 "포스코 회장 후보로 선정돼 영광스러우면서도 어깨가 무겁다"면서 "선배들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게, 임직원들과 함께 포스코의 글로벌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 이사회는 오는 7월28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 사장을 포스코 사내이사와 그룹 회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 최정우 포스코 차기 회장 후보 약력 >
1957년 부산 출생, 동래고·부산대 경제학과 졸업
1983년 포항종합제철 입사
2006년 포스코 재무실장
2008년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상무
2012년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전무
2014년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본부장 부사장
2015년 대우인터내셔널 대표 부사장, 포스코 가치경영실장 부사장
2016년 포스코 CFO 부사장
2017년 포스코 CFO 대표이사 사장
2018년 포스코켐텍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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