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장 가동ㆍ투자계획 중단 위기, 러시아 천연가스 프로젝트 탄력 수혜 전망

서울 마포구 양화로 45 메세나폴리스에 위치한 세아제강 사옥.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유정용강관의 강자 세아제강이 악재와 호재를 동시에 맞으면서 희비쌍곡선을 타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로 수출 궈터 제한을 받아 미국 현지 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해졌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아제강 입장에선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신세가 된 셈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세이프가드 (무역 확장법 232) 조치 발동 여파로 현지 수출은 물론 자회사인 미 현지법인 사업도 접어야 할 처지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돼 냉탕과 온탕을 겪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철강업계는 최근 수년간 조선중공업 및 건설, 대기업의 시설 투자 감소로 불황을 면치 못했다. 이번에는 트럼프 정부의 세이프가드라는 악재를 만난 상황이다.

세아제강도 역풍을 피하가지 못했다. 미 현지법인은 현지 고객의 다양한 유정용강관 요구가 있지만 아직 소량만  생산할 수 있어 일부 수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부 물량을 수입해야 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상태다. 

세아제강 미 현지법인은 지난달 다양한 구경의 유정용강관 튜빙과 케이싱 제품 등 총 13만5000톤 상당을 세이프가드 조치에서 제외해달라는 신청서를 상무부에 제출한 바 있다. 미국 측은 세이프가드 조치로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세아제강 유정용강관 수입을 중단하면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 있어 직원을 해고해야 하고, 휴스턴 신규 제강공장 투자 계획도 중단될 수밖에 없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는 유정용강관을 사용하는 원유와 가스 굴착 설비가 계속 증가하면서 제품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세아제강 입장에선 세이프 가드 예외 조치가 반드시 필요한 입장이다. 달리 보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미 현지 법인은 2016년 세아제강이 텍사스 휴스턴에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인수했다.

러시아 국빈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1일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부터 2박 4일간 러시아를 국빈방문 한다.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은 세아제강에 호재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천연가스(PNG) 프로젝트 추진에 탄력이 붙어 유정용강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러시아 천연가스 프로젝트는 이달 초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북한을 경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달 21일부터 2박 4일간의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면서 천연가스 프로젝트 사업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북한을 통과하는 러시아 가스관이 추진되면 강관업체 중에서 강자로 꼽히는 세아제강과 동양철관, 하이스틸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련업계도 러시아 천연가스 프로젝트 추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와 러시아, 북한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입장에선 천연가스 수출을 통해 낙후된 지역 경기를 살리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출 확보가, 북한 입장에선 국경 통과 수수료 수입이, 우리나라 입장에선 수송원가 절감을 각각 얻을 수 있는 것이 그 이유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