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추진 5년 만에 국내 최초 출범, 연말부터 민수기 정비 시작
군수 정비 바탕 민수 시장 공략 전략, 2030년 세계 5위권 도약

KAI MRO 담당 직원들은 우주 사업과 민수완제기, 무인기 등과 더불어 미래 신성장동력의 한 축이라는 자부심으로 작업에 열중했다. 사진=KAI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지난 15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경남 사천공항을 거쳐 도착한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2사업장. 정문에서 보이는 웅장한 사업장 크기가 국내 유일의 항공기 체계 종합업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

KAI는 기존 항공 3사가 1999년 통합돼 출범한 뒤 2001년 3월 기본훈련기 KT-1 인도네시아 수출을 기점으로 2017년 7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태국 수출까지 총 145대, 36억(3조 9942억원)달러 규모의 군용기를 수출했다.

여기에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를 개발ㆍ생산하며 방위산업 능력을 끌어올렸고, 보잉 및 에어버스 민항기 대형 기체 구조물 생산 등으로 민수사업 역량도 키워왔다.

MRO 역량도 해군 P-3C, 미공군 F-16, KT-1, T-50 계열 등 군수기와 민수기 기체, 엔진 등 창정비를 수행하면서 체격을 갖춰왔고 올 연말부터는 본격적인 민수기 정비에 돌입한다. 민수기 항공정비 사업을 시작한지 5년만이다. KAI는 지난 2013년 6월부터 군항기 창정비에 이은 민수기 항공정비 사업을 준비했다.

KAI는 이달 국내 최초로 항공MRO 전문업체인 캠스를 정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사진=KAI

이 같은 노력은 이달 국내 최초 항공MRO 전문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주식회사(이하 KAEMS, 캠스) 정식 출범으로 결실을 맺으며 KAI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떠오른 상태다. KAI는 세계 항공업체 중 30위권이며, 2030년 매출 20조 세계 5위권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KAI 본사 2사업장에서는 군수기 및 민항기 MRO작업과 성능개량이 한창이었다. 특히 C-130 성능개량은 군 작전 중 안전과 최첨단 기기들로 군수기가 리모델링 중이어서 눈길을 끌었고 P-3C MRO는 바다에서 운항되는 점을 감안한 기계와 도색이 돋보였다.

전투기로는 미국 공군기 F-16이 정비를 받고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KAI 직원과 협력업체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30만개 부품으로 이뤄진 군수기와 민항기의 숨은 곳곳을 면밀히 살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직원들은 우주 사업과 민수완제기, 무인기 등과 더불어 미래 신성장동력의 한 축이라는 자부심이 열정으로 베어 느껴질 만큼 작업에 열중했다. MRO는 KAI가 핵심 주력사업인 고정익, 회전익, 민수완제기 부품에 이어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집중하는 사업 중 하나다.

T-50 고등훈련기 사진=KAI

본사 1공장에서는 수리온과 T-50 등이 생산라인을 따라 끊임없이 제조되고, 완성된 군수기는 인근 사천공항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거치는 중이었다. 사천공항에서는 T-50 등이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항공을 누볐다. 이는 T-50과 그 계열 초음속 군수기가 발주처 주문 취소가 없는 이유를 말해주는 대목이었다. 또 T-50 등 군수기를 한번 구입하면 발주하는 국가의 만족도가 높고 한 치의 불량이 없는지 알 수 있었다. KAI는 군수기 철저한 완제품에 이어 철저한 검증을 끊임없이 진행했다.

KAI 민수기 및 군수기, 관련 부품 판매는 MRO로 이어져 또 다른 수익원으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 최첨단 기기로 만들어진 민수기와 군수기는 기체 안전과 성능 유지를 위해 중ㆍ경정비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KAI는 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내다보고 5년간 달려왔고, 2010년부터 군 무기 정비에 돌입해 체력을 만들고 이제는 군수기 MRO업체에서 범위를 확장해 그 첫 삽을 떴다. 이달 국내 최초로 항공MRO 전문업체인 캠스를 정식 출범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빠르면 올 연말부터 민수기 정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KAI는 이를 위해 올해 신입 및 경력 사원 700명 중 500명을 MRO 담당 직원으로 선발했고 이들은 향후 MRO분야 마중물로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자회사 캠스는 KAI가 따낸 일감을 받아 첫 MRO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 KAI TF MRO 사업운영팀장은 “국토교통부에 민항비 정비 허가 절차를 밟는 중이다”며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자회사에 일감을 줘 MRO 체력과 능력을 키울 것이다”고 말했다.

KAI는 올 연말 MRO 인력을 80명에서 10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핵심인력 25명을 선발해 21명은 국내 7주과 해외 실습 5주를 거쳐 신입생을 재교육하는 요원으로 양성 중이다. 또 1단계로 2만9752㎡ 사업장을 10월 착공해 MRO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향후에는 KAI 2사업장 인근 31만743㎡부지가 단계별 사업을 거쳐 MRO 사업장으로 변모하면서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민수기 MRO 사업은 향후 글로벌 항공시장 성장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KAI는 3년 안에 군수정비를 캠스에 이관하며 기술과 경험을 축적한 후 7400억 규모의 국내 LCC(저비용항공사)MRO 시장을 첫 타깃으로 삼을 계획이다. LCC 보잉 737 한대 기준 MRO비용이 최소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가량인데 MRO를 갖춘 진에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저가 항공사가 동남아, 중국, 몽골 등에서 MRO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LCC업계 1위 제주항공은 34대의 중정비를 해외에서 하고, 에어부산도 절반가량을 해외에 나가 MRO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항공산업은 현재 세계항공우주 국가 중 15위, 1만2000명 고용, 43억(4조7592억원)달러 규모다. 관련업계 향후 목표는 2030년 까지 세계 6~7위, 7만명 고용, 251억(27조 7957억원)달러 산업 규모로 키우는 것이다. 그 최일선에 있는 KAI 역시 매출 20조원에 세계 5위의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세계 5위 업체인 지이의 매출 규모인 263억(27조)달러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하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항공시장 규모가 오는 2024년 7391억(823조 7269억)달러 규모로 성장하는 만큼 MRO는 그 기회가 될 수 있다.

KAI 본사 2사업장 1단계 MRO사업장 부지. 이곳은 향후 31만743㎡부지가 단계별 사업을 거쳐 MRO 사업장으로 변모하면서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허홍국 기자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