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라운드 3.6조원에 경매 완료…접전 끝 4조원 웃돌 것 예상 빗나가
SKT, 주파수 확장 유리한 가장 우측 대역 차지…사실상 ‘승리’ 평가

왼쪽부터 김순용 KT 정책협력담당 상무, 강학주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 상무, 임형도 SK텔레콤 정책협력실 상무.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가 예상과 달리 이틀째만에 싱겁게 끝난 가운데, 이통3사 모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LTE 경매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평화협정 맺은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5일부터 시행한 5G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에서 총 낙찰가 3조6183억원에 경매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는 치열한 눈치싸움으로 최종 경매가가 4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빗나간 셈이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3.5GHz 대역은 9라운드 만에 SK텔레콤과 KT가 각각 100MHz폭을, LG유플러스는 80MHz폭을 할당받으며 종료됐다. 경매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LG유플러스가 80MHz로 하향 신청하면서 경매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 주파수 확보를 위한 경매에 이어 주파수 위치를 결정하는 2단계 경매는 시작과 동시에 끝났다. SK텔레콤은 주파수 확장이 용이해 ‘노른자’로 불리는 가장 우측의 C대역(3.6~3.7GHz) 확보를 위해 2505억원을, LG유플러스는 A대역(3.42~3.5GHz)에 351억원을 써내며 각각 원하는 위치를 차지했다. 반면 KT는 가격을 써내지 않아 남아있는 B대역(3.5~3.6GHz)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3.5GHz 대역의 최종 낙찰가는 2조9906억원으로 마무리됐다. SK텔레콤이 1조2185억원, KT는 9680억원, LG유플러스 8095억원이다.

앞서 초고대역인 28GHz 대역은 경매 첫 날인 지난 15일 1라운드에서 이통3사 모두 800MHz폭씩 사이좋게 나눠 가지며 가격 상승 부담을 최소화했다. 최종 낙찰가는 6223억원이었다.

이통3사별 5G 주파수 경매 결과.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처럼 큰 과열없이 5G 주파수 경매가 종료됨에 따라 이통3사 모두 만족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두 주파수 대역에서 모두 C대역을 차지한 것에 큰 의미를 뒀다.

SK텔레콤은 “C대역은 주파수 확장이 용이하고 간섭 이슈와도 무관해 안정적인 5G 서비스 품질을 위한 최적의 대역”이라며 “3.5GHz 대역에서 최대 총량인 100MHz폭을 확보해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도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KT는 “이번 경매결과에 만족하며 시장원리에 따른 합리적 경매였다”며 “3.5GHz와 28GHz 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5G 주파수로 국내 최대의 초광대역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는 “무리한 주파수 확보보다는 실리주의를 선택했다”며 “80MHz폭은 추후 100MHz로 확대할 수 있어 미래 주파수 확보 차원에서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3.5GHz 대역의 할당 상한폭을 100MHz로 제한하면서 ‘승자의 저주’를 피했다는 분석이다. 이어 3.5GHz 대역에서 100MHz 폭을 확보하고 가장 우측 대역을 차지한 SK텔레콤이 사실상 ‘승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3.5GHz 대역 할당폭을 제한함으로서 처음부터 이통3사가 주파수를 균등하게 가져갈 수 있는 경매 방식이었다”며 “주파수 위치를 결정하는 2단계 경매는 향후 확장성을 고려해 1단계 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외로 쉽게 결정됐다”고 말했다.

실제 SK텔레콤은 2단계 경매에서 3.5GHz 대역 2605억원, 28GHz 대역 1억원으로 모두 2606억원을 써냈다. 반면 KT는 28GHz 대역에서만 6억원을, LG유플러스는 3.5GHz 대역에서만 351억원을 써내는 등 SK텔레콤과는 차이를 보였다.

이 관계자는 또 “2개 주파수 대역 모두 가장 우측을 차지한 SK텔레콤이 사실상 승리했다고 본다”며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지출을 보였지만 향후 주파수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고려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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