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폐허 된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 스키장과 평창 횡계리 차항천 일대

처참한 민낯 드러낸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한지 3개월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환경올림픽 취지를 무색케하는 총체적 부실이 속속들이 드러나 강원도민을 비롯한 국민들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평창올림픽 개막전부터 심각한 자연훼손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던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은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시간당 최고 30㎜, 이틀간 80㎜가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처참한 민낯을 드러냈다. 

폭격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한 스키장 진입로는 토사에 덮였고 보도블럭은 빗물에 쓸려 사라졌다. 스키장 슬로프였던 경사면은 무너지고 토사에 깎여나 간 나무뿌리가 흉물스럽게 드러났다. 

상가와 주택이 침수되고 주민들이 인근 리조트로 대피했으며 산사태를 우려한 스키장 아래 주민 6명은 긴급 대피했다. 이에 시민단체 녹색연합은 이달 안에 감사원에 스키장 개발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며 감사대상기관은 강원도, 산림청, 환경부 등이다. 

지난달 19일 오후 하루전 폭우가 휩쓸고 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 일대가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의 집중적인 폭우는 강원도 평창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차항천이 범람해 이 일대 50여가구가 침수되고 120여명의 주민이 대관령면사무소 임시대피소 등으로 긴급 대피한 것이다.

주민들은 올림픽이 끝난 후 시설물이 하천을 막고 있어 폭우가 내리면 침수 피해가 우려된다며 구조물 철거를 수차례 요구했지만 조직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강원 평창군 횡계리 침수피해 주민들은 올림픽조직위와 구체적인 피해보상 절차 없이 대관령면사무소에서 인근 호텔로 거주지를 옮겨 피해보상 합의를 기다리며 집에 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올림픽조직위와 피해보상을 놓고 더딘 협상이 진행 중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몇몇 피해주민들이 말도 안 되는 품목에 과하게 보상금을 부르고 이번 계기로 한 몫 단단히 챙기려 하는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올림픽조직위 대변인실 관계자는 “주민들이 각자 피해보상에 관한 의견이 달라 합의하는 부분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맞다. 최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의사항을 만들어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침수된 피해주택 내부 정리가 완료돼 어제부터 도배작업을 시작했다. 최대한 빨리 피해주민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계속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횡계리 침수피해 손해사정인은 지난달 21일 피해조사를 시작했으며 빠르면 오는 20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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