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지분매각 임상실패 등 각종 설(說)에 주주가치 훼손…진양곤 회장 “법적 대응”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최근 발생한 주가 급락 사태에 관련해 직접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작전 세력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사진=바다중공업 캡처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최근 제2의 신라젠이라 불리는 에이치엘비의 주가에 작전 세력 움직임이 포착됐다. 장 마감을 앞둔 특정시간에 각종 악성 루머가 퍼지면서 무려 1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이다.

이에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작전세력에 대해 경고와 동시에 법적 대응을 예고했지만 악성 루머의 뿌리를 제거할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도 근거 없는 악성 루머에 칼을 빼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약 개발과 바이오 친화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는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큰 폭의 롤러코스터 움직임을 보이면서 작전 세력에 의한 주가 조작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 근거는 특정시간대 악성 루머가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면서 회사가 방어할 시간을 갖지 못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5월 30일 2시 30분 유상증자와 지분매각, 임상실패설이 동시에 주식 시장에 쏟아지면서 무려 시기총액 1조원이 증발해 버렸다. 작전세력이 증권가에서 특정시간대 악성 루머를 흘려 주가를 내리는 수법이 그대로 답습된 것. 증발해 버린 주가 평가액은 기존 평가액의 약 28% 가량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신라젠이 면역관문억제제인 펙사벡에 대한 임상시험의 성공적인 안착이 진행되면서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자 올해 초 작전세력이 악성 루머를 흘린 경우와 유사한 흐름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라젠은 올해 3월 항암 바이러스제 펙사벡 특허출원 실패라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시달린 바 있다. 이 당시 신라젠 주가는 하루 만에 9.8% 빠졌다. 현재는 중국 정부가 신라젠 바이러스 항암제 펙사벡 임상 3상을 승인하는 등 바이오 기업으로서 성장 중이다.

3대 악성 루머 시름 

바이오 회사인 에이치엘비도 최근 3대 악성 루머가 유포되면서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달 말 형성된 주가 총액을 회복하지 못했다. 7일 오전 11시 현재 시각 총액이 4조 2051억원이지만, 지난 5월 30일 악성 루머에 빠졌던 시가 총액엔 이르지 못한 것이다. 아직도 증권가에 퍼졌던 대규모 유상증자와 최대주주 지분 매각, 임상환자 사망설 등 3대 루머로 에이치엘비가 시름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은 같은 날 회사 홈페이지에 직접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작전 세력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진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해 금융감독원 조사를 의뢰하고, 사법기관을 통해 엄정 대처하겠다”며 “내부대응 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엘에치그룹 계열사 LSK 바이오팜.

증권가에서는 올해 들어 바이오주들이 급락하는 시간대가 오후 2시 30분 전후라는 점에서 작전 세력의 소행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증권시장에서는 상승세를 보이던 회사의 주가들이 갑자기 장 막판 돌변하면서 10%이상 급락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근원지 네이버 종목토론실 유력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 종목토론실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곧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네이버 종목토론실을 집중 감시한 것은 상장사와 관련된 악성 루머가 확산이 빠르기 때문. 증권가에서는 에이치엘비 악성 루머 확산 문제도 네이버 종목토론실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악성 루머가 장 마감 1시간 전 급속히 퍼진 점에서 그렇다.

이에 대해 에이치엘비측은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공지를 통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던 바, 금융감독원에 명백한 범법행위가 인정되는 특정인을 불공정거래자로 신고했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기업 및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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