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세에 국제 음악제 맡아 전임 정명화·경화 감독과 40년차 파격

2018 제15회 평창대관령음악제 ‘멈추어, 묻다(Curiosity)’ 기자간담회가 열린 29일 오전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예술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지난 2004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처음 시작한 ‘평창 대관령음악제’가 오는 7월23일부터 8월5일까지 강원 평창 대관령 알펜시아 리조트 콘서트홀과 뮤직텐트를 비롯한 강원도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특히 이번 음악제는 스타 피아니스트 손열음(32)이 예술감독을 맡아 새로운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제1대 강효(73) 예술감독과 2대 정명화(74)·정경화(70) 예술감독에 이어 3대 예술감독에 취임한 손열음은 그동안 음악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세계적인 전임 감독들과 달리 음악제에 새로운 젊은 바람을 불어넣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손 감독은 29일 용산 일신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처음에는 너무 큰자리여서 맡지 않으려고 고사했다. 또한 책임감도 필요한 자리라 느꼈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음악제의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고 자신이 도움이 필요하다면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예술감독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 끝에 그동안 자신이 생각했던 음악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평창 대관령음악제’는 실내악 위주였다고 생각했다. 실내악은 클래식 음악에서 코어이자 어떠한 장르보다 중요하지만 음악 환경이 변하고 관객들이 좀 더 다양한 공연을 원한다는 생각 끝에 오케스트라 공연을 4회로 늘리고 세계적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된 한국 출신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뭉친 프로젝트 악단 ‘고잉 홈(Going Home)’을 결성했다.

‘고잉 홈(Going Home)’은 클라라 주미 강이 악장을 맡고 설민경 독일 밤베르크 심포니 정단원 김두민 독일 뒤셀도르프 톤할레 오케스트라 수석, 배지혜 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부수석, 조성현 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솔로 플루트, 함경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서트허바우 제2 오보에, 조성호 일본 도쿄 필하모닉 수석, 김홍박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종신 호른 수석 등이 참여한다.  

또한 손열음은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코스모폴리탄 음악가들이 합세한다”고 소개했다. 7월 28일 서울시향에서 지휘했던 스베틀린 루세브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악장,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지휘봉을 들었던 지휘자 드미트리 키타옌코가 포디엄에 오른다. 8월4일 폐막 공연이자 이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나서는 텐트 공연은 강원 출신의 지휘자 정치용이 이끈다. 

더불어 피아니스트 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린 루세프, 현악4중주단인 노부스 콰르텟, 하피스트 라비니아 마이어, 첼리스트 안드레이 이오니처 등이 출연한다. 

베토벤의 유명한 소나타 함머클라비어를 피아노가 아닌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무대,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청중에게 즉석에서 받은 멜로디로 펼치는 즉흥 연주 무대가 손열음의 추천 공연이다. 

이번 음악제의 주제는 ‘멈추어, 묻다’다. 다소 모호할 수 있는 주제이지만 손열음은 “클래식음악이 위대하다고 생각한 것은 추상성”이라고 전했다. 

2018 제15회 평창대관령음악제 '멈추어, 묻다(Curiosity)'간담회가 열린 29일 오전 서울 한남동 일신홀에서 김성환 강원문화재단 이사장, 예술감독을 맡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피아니스트 임주희(왼쪽부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원문화재단 김성환 이사장은 “평창대관령음악제는 문화올림픽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할 시기에 젊고 열정적인 신임 예술감독이 취임함으로써 새로운 역사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최근 클래식 음악계에 젊은 분들이 많은 것이 추세다. 손 예술감독과 함께 젊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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