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 17개, 박상훈 신안 금융부문 대표 15개

우오현 SM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대기업 오너일가의 계열사 등기이사 겸직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무려 36개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빠져있는 하위그룹일수록 겸직 기업수가 많아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다.

30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총수가 있는 국내 100대 그룹의 오너일가 가운데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3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10명이 10개 이상의 계열사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68개 계열사 가운데 36곳에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어 ‘최다’를 기록했다. SM그룹은 삼라건설 전신으로 우방그룹 인수를 통해 몸집을 키워왔다. 우 회장은 절반이 넘는 계열사에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17개), 박상훈 신안 금융부문 대표(15개),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박순석 신안 회장(각 14개), 김영훈 대성 회장(13개), 박훈 휴스틸 사장‧이진철 신안 총괄사장(각 12개), 김정주 대성홀딩스 사장(11개),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10개) 등 10명이 10개 이상 계열사 등기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안그룹의 경우 전체 계열사 22개 가운데 박순석 회장과 장남 박훈 사장, 차남 박상훈 이사, 사위 이진철 등 오너일가 4명이 모두 10개 이상의 계열사 등기이사를 겸직 중이었다.

이밖에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이태성 세아홀딩스 부사장, 주진우 사조 회장, 이도균 무림 전무 등 4명이 각 9개,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과 김요한 서울도시가스 부사장, 서준혁 대명홀딩스 사장, 현정은 현대 회장 등 5명이 각 8개, 조양호 한진 회장, 김홍국 하림 회장, 신동원 농심 부회장 등 3명이 각 7개 계열사의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등기이사를 2곳 이상 겸직하고 있는 오너일가는 모두 108명이었으며, 이들의 등기이사 등재기업수는 평균 5.0개로 집계됐다.

1인당 등기이사 겸직 기업 수를 그룹별로 보면 SM그룹이 36개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신안(13.3개), 사조(11.5개), 아이에스동서‧롯데‧무림(각 9개), 대성(8.6개), 현대(8.0개), 하림(7.0개), 농심(6.5개) 순이었다.

이 가운데 신안, 사조, 아이에스동서, 무림, 대성, 현대, 농심 등은 공정위가 정한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60개 그룹에 벗어나 있어, 오너일가 자녀 등이 등기이사로 등재된 기업에 일감을 몰아줘도 제제를 받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오너일가들의 등기이사 등재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중요하지만 과다한 겸직은 이사회의 독립성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국민연금 측에서도 주총때마다 반대하는 이유”라며 “통상 이사회 개최 건수가 연간 15차례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10개 업체의 이사회에 등재할 경우 이사회만 150회 가량 참석해야 하는 셈이어서 과도한 등기이사 겸직은 ‘오너일가 배불리기’란 비판 외에도 부실경영을 초래할 우려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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