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7월 PASS 공동 출시..."대기업 진출하면 중소업체 타격 불가피 전망”

이동통신 3사가 서비스 중인 인증서비스 앱 화면. 왼쪽부터 SK텔레콤 'T인증', KT 'KT인증', LG유플러스 'U+인증'.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이르면 올해 안에 공인인증서가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자인증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업계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통신업계는 공동 대응에 나서며 점유율 확보에 돌입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통합 전자인증 서비스 브랜드 ‘PASS’를 오는 7월 출시한다. 정부의 공인인증서 폐지 방침에 따라 초기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이통3사는 T인증(SK텔레콤), KT인증(KT), U+인증(LG유플러스) 등 개별적으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7월부터는 이를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해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통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인증 서비스는 PASS’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라며 “고객 편의성과 높은 수준의 보안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이동통신 3사의 노력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 서비스 사업자로서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며 “3사의 PASS 통합 인증 브랜드 역시 이 같은 노력의 연장선상으로 사설인증 시장 독과점 논란은 오해”라고 당부했다.

이통3사는 이 같은 브랜드 통합을 통해 서로 간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즉 시스템 운영은 지금처럼 유지하되 이통3사 통합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예상되는 다양한 서비스 제공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자서명법 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사진=뉴시스

업계에서는 현재 이통3사가 운영 중인 인증 서비스는 자사 고객들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통사들 간의 경쟁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분석이다. 이통사가 제공하는 인증 서비스를 사용 중인 소비자가 이통사를 변경하게 되면 해당 이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다시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인인증서 폐지 이후 예상되는 인증 서비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앞두고 각자의 브랜드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유리했다는 판단이다. 다만 시스템 운영은 현재처럼 유지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이통3사의 갑작스런 브랜드 통합에 대해 중소 사설인증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시장 진출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통3사들이 막강한 자본력은 물론 방대한 데이터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파격적인 수수료 할인까지 내세우며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터라 중소 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현재 이통3사의 휴대폰 본인인증서비스가 건당 40원 안팎에서 제공 중이지만 실제 중소업체가 가져가는 돈은 몇 원에 불과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대기업이 통합 브랜드를 통해 시장 진출에 나선다면 중소 업체에게는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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